스포츠조선

SK 홍보, 감독 작전 번복 해프닝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0-19 20:39


경기중에 나온 작전은 감독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애매한 작전이 나오면 기자들은 그 즉시 홍보를 통해 상황을 물어보는데요.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19일 인천 문학구장 기자실에선 SK 이만수 감독대행의 작전이 번복(?)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날 SK는 0-0으로 팽팽하던 4회말 공격에서 최동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습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타석엔 김강민이 나왔습니다. 김강민은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지만 실패했죠. 이때 3루 주자 박정권은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공을 잡은 롯데 포수 강민호가 3루에 던졌습니다. 런다운에 걸린 박정권은 아웃이 되고 말았는데요.

이 상황을 놓고 기자실에선 이 감독이 스퀴즈번트를 댄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죠. 마감 시간내에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 입장에선 경기가 끝난 뒤에 물어볼 수가 없습니다. 곧바로 SK 홍보 직원에게 부탁해 벤치에서 어떤 작전이 나왔는지 알아보도록 했습니다. 잠시 후 홍보 직원은 "작전은 아니었고, 김강민이 단독으로 번트를 시도했다"고 알려왔습니다. 따라서 이 감독의 작전이 실패한 것은 아니었죠.

김강민의 번트 실패로 3루 주자가 아웃됐고, 김강민도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나면서 SK는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죠. 반면 롯데는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이날 중요한 승부처였습니다. 따라서 기자들은 이 상황을 놓고 기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몇 회가 지난 7회에 조금 전에 상황을 전했던 그 홍보 직원이 급하게 기자실로 뛰어들어왔습니다. 직원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다시 알아본 결과 벤치에서 작전이 나왔다. 스퀴즈 작전은 아니고, 타자에게 푸시 번트를 지시했다"고 말하더군요. 스퀴즈는 3루 주자가 무조건 홈으로 뛰어드는 것이고, 푸시 번트는 3루 주자가 상황 판단을 해서 홈으로 뛰어드는 그런 작전이죠.

사실 플레이오프처럼 큰 경기서 홍보 직원이 덕아웃에 들어가기가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게다가 작전을 낸 코칭스태프에게 직접 물어보기는 더욱 난처하죠. 특히 실패한 작전에 대해선 더욱 조심스럽죠. 처음엔 덕아웃 분위기를 보고 선수의 단독 행동이었다고 대답을 했다가 이닝이 조금 지난 뒤 다시 코칭스태프에게 물어본 결과 작전이 나갔다는 대답을 들은 거죠.

무더기로 취재진이 몰려드는 큰 경기 때면 더욱 힘들고 조심스러워지는 홍보 직원의 애환이 느껴지는 기자실 해프닝이었습니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1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4회말 1사 1,3루 김강민의 스퀴즈 번트 실패에 3루주자 박정권이 견제에 걸려 아웃되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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