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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조련의 달인 선동열, KIA야구 어떻게 바꿀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0-18 18:48


빛고을에 태양이 떴다.

삼성 코치와 감독시절 '투수조련의 달인'으로 불리며 '지키는 야구'를 만들어냈던 선동열 전 삼성감독이 고향팀 KIA의 제7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장 내년 시즌 KIA 야구가 어떻게 달라질 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진다. 과연 삼성 감독시절 전매특허였던 '지키는 야구'가 KIA에서도 재현될까. 그에 앞서 올 시즌 유난히 부실했던 KIA의 불펜진은 '투수 조련의 달인' 선 감독의 지도아래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 선동열 체제에서 KIA 야구의 변신을 예상해본다.

기대하라, 불펜진 환골탈태

선동열 신임 KIA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불펜진 강화'를 가장 먼저 약속했다. 올 시즌 야인의 눈으로 지켜본 KIA 야구의 약점을 '불펜'으로 콕 짚은 선 감독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KIA 투수들 , 특히 불펜 투수들을 강하게 조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뢰가 가는 약속이다. 이미 삼성에서 수석코치와 감독을 역임하는 동안 투수진 강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2004년 삼성 수석코치를 하면서 당시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투수 운용과 조련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은 바 있다. 이때 선 감독은 에이스 배영수와 선발 윤성환 불펜의 핵 권오준 권혁 등을 키워냈다. 2005년에는 신인 오승환을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성장시켰고, 다음해에는 올해 맹활약한 차우찬을 조련했다. 투수 키우기에 관해서라면 국내 최정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결은 엄청난 훈련량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한 밸런스의 강조였다. 평소 선 감독은 "밸런스만 잘 맞는다면 투구수가 아무리 많아도 어깨에 무리가 안 간다", "150㎞의 제구 안되는 공보다 140㎞의 제구된 공이 낫다" 등과 같은 투수 철학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캠프에서 많은 공을 던지며 자신만의 밸런스를 잡을 것을 주문했다. 그 결과 삼성은 '투수 왕국'으로 거듭나면서 2005~2006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이같은 지도력이 KIA에서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KIA에는 미완의 대기들이 많다. 올해 가능성을 보인 심동섭이나 손영민 등 불펜의 핵과 군에서 제대한 임준혁, 그리고 새로 돌아온 김진우 한기주 등이 선 감독의 손을 거쳐 대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키는 야구, 다시 선보일까


선 감독의 전매특허 같았던 지키는 야구는 일단 강력한 투수진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현재 KIA는 선발은 좋으나 불펜이 약해 삼성 때의 지키는 야구를 곧바로 선보이기는 힘들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선감독은 '스몰볼'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때로는 과감한 운용을 할 때도 있으나 신중함이 특기다.

따라서 어느 정도 불펜진의 성장이 있기 전까지는 선발과 공격력을 앞세운 '롱볼' 스타일의 야구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삼성 시절과는 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투수진, 특히 불펜진의 성장이 예상만큼 완료된다면 내년 시즌 부임 첫해부터 다시금 선 감독 스타일의 '지키는 야구'가 나올 수도 있다.

전임 조범현 감독 역시 스몰볼을 선호했다. 그러나 선 감독의 스몰볼은 조 전 감독의 스몰볼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선적으로 뒷문이 강해진다는 것이 전제될 때 지난 시즌 삼성처럼 많은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다. 올 시즌 KIA는 8개 구단 중 역전승이 가장 적었는데, 이는 역시 불펜의 위력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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