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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김기태 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2년전 LG가 박종훈 전 감독을 영입하면서 일본에서 연수중인 김기태 감독을 2군 사령탑에 앉혔을 때 이미 소문이 돌았다. LG가 김기태 감독을 그때 이미 차기 사령탑으로 점찍었다는 얘기였다.
LG가 최근 9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늘 제기됐던 문제가 바로 '모래알 같은 선수단 분위기'였다. 'LG에선 2할5푼만 쳐도 본인이 스타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LG는 2002년말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이후 여러 지도자들을 영입했지만 결국엔 선수들과의 마찰로 인해 팀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감독이 선수들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김기태 감독이 2군 사령탑으로 있을 때 일화다. 성적 부진 때문에 1군에서 2군으로 강등된 모 투수가 실전에서 태업성 피칭을 했다. 그러자 김기태 감독은 당시 그 투수가 10점 넘게 내줄 때까지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다. 인기 많은 1군 선수라 해도 일단 2군에 내려왔다면 뭔가 이유가 있는 법이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존중받을 수 없다는 걸 김 감독이 강력하게 내보인 사례였다.
결국 LG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는 인물로 김기태 감독을 점찍은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