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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선택, 왜 김기태 감독일까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10-07 15:33


LG가 김기태 감독을 선택한 까닭이 무엇일까. 김기태 감독은 지난 8월 수석코치로 있을 때 팀성적이 부진하자 어린 선수들처럼 삭발을 하고 야구장에 나타나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스포츠조선 DB

LG가 '김기태 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기태 신임 감독을 언급할 때 거의 모든 야구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준비된 지도자'라는 것이다.

쌍방울, 삼성, SK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기태 감독은 현역 시절 선후배간에 신망이 두터웠다. 의리있는 스타일이라 야구판의 선후배들과 폭넓은 인적관계를 형성했다. 광주일고 출신이지만 타이거즈에서 뛴 적은 없다. 하지만 여러 팀을 거치면서도 늘 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을 보여줬다.

2년전 LG가 박종훈 전 감독을 영입하면서 일본에서 연수중인 김기태 감독을 2군 사령탑에 앉혔을 때 이미 소문이 돌았다. LG가 김기태 감독을 그때 이미 차기 사령탑으로 점찍었다는 얘기였다.

LG가 최근 9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늘 제기됐던 문제가 바로 '모래알 같은 선수단 분위기'였다. 'LG에선 2할5푼만 쳐도 본인이 스타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LG는 2002년말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이후 여러 지도자들을 영입했지만 결국엔 선수들과의 마찰로 인해 팀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감독이 선수들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바로 이런 점으로 인해 LG가 김기태 감독을 선임했을 것이라는 논평이 나오고 있다. 보통 야구단이 새 감독을 선임할 때마다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사안이 있는데, 이번엔 선수단 장악 능력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김기태 감독이 2군 사령탑으로 있을 때 일화다. 성적 부진 때문에 1군에서 2군으로 강등된 모 투수가 실전에서 태업성 피칭을 했다. 그러자 김기태 감독은 당시 그 투수가 10점 넘게 내줄 때까지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다. 인기 많은 1군 선수라 해도 일단 2군에 내려왔다면 뭔가 이유가 있는 법이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존중받을 수 없다는 걸 김 감독이 강력하게 내보인 사례였다.

결국 LG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는 인물로 김기태 감독을 점찍은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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