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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2위까지' 롯데, 기적의 원동력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07 14:31



72승5무56패. 정규시즌 2위로 당당히 플레이오프 직행. 초보감독인 롯데 양승호 감독이 올시즌 받아든 성적표다. 시즌 전 "올시즌 80승을 올려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올시즌 유례없는 혼전 속에서 팀을 구단 역사상 첫 2위에 올린 것으로 용서를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사실 시즌 초만 해도 롯데가 2위 등극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4강 후보로 평가받던 롯데는 6월까지 하위권에 머물렀다. 심지어 지난 4월 21일에는 대전 한화전에서 패하며 1년여 만에 꼴찌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꼴찌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기적을 연출했다. 전반기를 마칠 당시 5위 롯데와 2위 삼성의 승차는 8게임. 이 엄청난 승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사실 롯데의 객관적인 전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선수들 개개인의 면모를 봤을 때 꼴찌에 있을 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했다. 부진의 원인은 다른데 있었다. 초반 여러 야수들의 포지션이 바뀐 후 부진이 이어져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 "어느 자리든 똑같다"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투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보직이 이동되고 본인이 납득하기 힘든 순간의 등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었고 결국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반전은 전반기 막판부터 시작됐다. 중견수 전준우, 3루수 황재균, 유격수 문규현의 라인업이 정리되며 수비 뿐 아니라 이 세 선수의 방망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투수진도 확실한 5선발에 임경완, 강영식, 김사율 필승조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시즌 초 투수교체 상황서 도무지 누가 나갈지 예상이 안됐던 것과 비교하면 후반기에는 딱딱 퍼즐이 맞는 느낌이었다. 그 때부터였다. 롯데는 어느새 '절대 지지않을 것 같은 팀'으로 변신해있었다.

그 중심에는 양 감독 중심의 '소통'이 있었다. 양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주장 홍성흔으로부터 선수단에 대한 얘기를 전해듣고 그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그러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양 감독과 거리낌 없는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었다. 사생활 얘기도 나눌만큼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친근감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한 더욱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주장 홍성흔은 "시즌 초에는 선수단 사이에 벽이 있었지만 결국 그것이 허물어지며 하나의 팀이 완성됐다"고 했다, 결국 롯데가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 한 문장에 모두 집약돼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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