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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승5무56패. 정규시즌 2위로 당당히 플레이오프 직행. 초보감독인 롯데 양승호 감독이 올시즌 받아든 성적표다. 시즌 전 "올시즌 80승을 올려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올시즌 유례없는 혼전 속에서 팀을 구단 역사상 첫 2위에 올린 것으로 용서를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사실 롯데의 객관적인 전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선수들 개개인의 면모를 봤을 때 꼴찌에 있을 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했다. 부진의 원인은 다른데 있었다. 초반 여러 야수들의 포지션이 바뀐 후 부진이 이어져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 "어느 자리든 똑같다"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투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보직이 이동되고 본인이 납득하기 힘든 순간의 등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었고 결국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반전은 전반기 막판부터 시작됐다. 중견수 전준우, 3루수 황재균, 유격수 문규현의 라인업이 정리되며 수비 뿐 아니라 이 세 선수의 방망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투수진도 확실한 5선발에 임경완, 강영식, 김사율 필승조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시즌 초 투수교체 상황서 도무지 누가 나갈지 예상이 안됐던 것과 비교하면 후반기에는 딱딱 퍼즐이 맞는 느낌이었다. 그 때부터였다. 롯데는 어느새 '절대 지지않을 것 같은 팀'으로 변신해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