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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박한이의 11년 연속 100안타, 일본에서도 진귀한 기록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09-26 10:53


박한이(삼성)가 21일 두산전에서 시즌 100안타를 기록했다. 이 안타로 박한이는 11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달성해 16년 연속 기록의 양준혁에 이어 역대 2번째 대기록을 세웠다.

일본에서 11년 이상 100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30명을 넘지만 현역선수로서는 가네모토(한신), 마에다, 이시이 다쿠로(이상 히로시마) 등 몇 명 밖에 없다. 박한이가 더욱 특별한 점은 데뷔 이후 중단 없이 100안타 이상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입단 첫 해부터 11년 연속 100안타를 기록한 현역선수는 라미레스(요미우리) 단 1명 뿐이다.

박한이의 실적은 타자로서의 능력은 물론, 장기적인 컨디션 관리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그럼 박한이는 어떤 신체적 특징이 있을까. 삼성에는 2004년 이후 현직 코야마 코치를 포함해 총 4명의 일본인 트레이닝 코치가 활동해 왔다. 그들은 박한이의 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몸이 유연한 선수가 부상을 피할 수 있는데 박한이의 경우 오히려 몸은 단단한 편이다. 그러나 근육의 질이 좋아 파열 위험성이 적다. 이런 점은 양준혁과 공통된 부분이다. 박한이는 단거리와 장거리 러닝 모두 보통 수준이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해도 처음 할 때에 비해 기록의 변화가 적다. 스태미너가 좋다는 증거다. 몸 관리도 다른 사람에 비해 특별히 열심히 하는 축은 아니지만 코치가 지시한 메뉴는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하고 있다. 허리를 다친 적은 있었지만 피로가 쌓이지 않는 장점이 있고, 그것이 장기간 이탈하지 않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박한이의 강한 신체는 트레이닝 코치들도 인정한다. 부상 없이 뛰는 것은 중요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일본의 한 선수와 박한이를 비교해 보자.

박한이는 프로 3년째인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 한국 대표팀 선수로 뽑혔다. 그때 박한이가 한 일본인 선수에 대해 물었던 적이 있었다. "대학 시절에 대결한 적 있는 좌타자 외야수 다카하시 요시노부(요미우리)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어요."

박한이와 다카하시. 둘은 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다. 박한이보다 3년 일찍 프로에 입단한 다카하시는 첫 해인 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 연속 120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4년 10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 이후 2005년에 오른쪽 발목 수술, 2009년에는 허리 수술을 받았다. 다카하시는 훌륭한 타격 기술을 가졌으면서도 부상의 영향으로 2005년 이후 규정타석을 채운 것이 단 한 번 뿐이다. 부상이 선수생활에 영향을 주는 비극적 사례다.

박한이는 올시즌 100안타 기록을 세웠지만 성적 자체는 결코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박한이가 지난해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3할8푼1리에 6타점의 맹활약을 했던 모습이 생각난다. 올 가을은 5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박한이의 강력한 모습을 기대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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