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프로야구 용병들, 한국이 좋다 칭찬 릴레이 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9-21 14:46



최근 프로야구 각 구단 용병 선수들이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한국 예찬론을 릴레이로 펼치고 있다. LG의 원투펀치 주키치와 리즈를 비롯해 한화 가르시아와 바티스타, 넥센 알드리지, 롯데 사도스키, 부첵 등 대다수의 용병들이 "아이 러브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이들이 왜 이렇게 한국 무대를 칭송하는 것일까.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았다. 한마디로 한국 만큼 자신들에게 잘해주는 나라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는 특유의 따뜻함과 정 때문이었다.

롯데에서 사도스키와 부첵의 통역을 맡고 있는 이정홍 과장은 "아무래도 한국 특유의 정 때문에 선수들과 그 가족들이 많은 감동을 받는 것 같다"며 "최근 용병 선수들의 추세가 돈을 조금 덜 받더라도 인간적인 정이 느껴지는 한국에서 뛰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롯데 부첵의 예를 보자. 처음 온 한국은 모든 게 낯설었다. 구단은 물심양면으로 부첵의 적응을 도왔다. 특히 이 과장의 역할이 컸다. 국내 프로구단의 통역들은 통역을 넘어 선수들의 만능 해결사나 다름없다. 먹고싶은 음식이 있으면 집으로 배달을 해주는 일은 다반사. 이 과장은 부첵의 아내 지나와 자녀들이 한국에 왔을 때 놀이공원에 동행했고, 심지어는 지나가 이가 아프다고 하자 치과에도 데려다줬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도 용병들을 따뜻하게 챙긴다. 부첵과 집이 같은 방향인 양승호 감독은 택시를 타고 가겠다는 부첵을 잡아 자신의 차에 동승시키기도 했다.

팬들도 한 몫 한다. 거리를 지나가면 자신을 알아봐줄 뿐 아니라 식당에 가면 돈도 받지 않기 일쑤다.

이 과장은 "일본에서 뛰다 온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본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모든 조치를 취해준다고 하더라.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했다.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용병들에게 일본 프로야구로 가기 위한 전초 기지 역할을 종종 했었다. 한국에서 활약한 후 더 많은 돈을 받고 일본에 진출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그 흐름이 깨지고 있다. 물론 최근 일본 구단들이 용병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베팅을 하지 않는 것과 대지진의 여파 때문에 기피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 자신들을 대해주는 한국의 따뜻한 문화 때문이었다. 안정적으로 경기에도 출전하고, 돈도 버는데다 극진한 대우까지 받으니 용병들에게 한국 무대에서 뛰는 것은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