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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장 홍성흔은 20일 부산 SK전을 앞두고 "별 생각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양팀 선수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선수들 사이에 "해 보자"라는 파이팅을 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홍성흔은 "야구선수생활 13년동안 승부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주루 플레이는 당연히 전투적으로 해야겠지만 그 외에는 정상적인 경기력을 가져가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일리있는 말이었다. 중요한 경기라고 의식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많다.
그는 "(이)대호는 정말 신기한 선수"라고 했다. 계산이 빠르다고 했다.
홍성흔은 "(이)대호의 경우 '홈런 한 번 쳐야죠'라고 말하면 어김없이 홈런이 나온다. 반면,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 '행님 오늘은 그냥 안타만 칠께요'라고 말한다. 자신의 컨디션을 감안해 플레이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대호에게 '홈런이 너무 안 나오는데 괜찮냐'고 묻자 '안타치다보면 홈런도 나올겁니다'라고 말하더니 홈런 3개를 몰아치더라"고 덧붙였다.
8월 홈런 1개밖에 치지 못했던 이대호는 9월 14경기동안 5할4푼2리라는 엄청난 타율을 기록했다. 결국 16일 한화전에서 홈런 3개를 몰아쳤다.
홍성흔은 "이런 면들 때문에 대호가 1위를 하는 것 같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면에서 집요하거나 독한 면이 없다. 그래서 번번이 1위를 놓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