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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1군 등록' 넥센 장영석, "내년 선발이 목표"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20 18:21



"내년엔 선발로 뛰고 싶어요."

20일 잠실구장, LG-넥센전을 앞두고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시즌 중반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넥센 장영석이 그 주인공이다. 장영석은 2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 6월22일 2군으로 내려간지 정확히 90일 만이다. 투수로 훈련하면서 몸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허벅지가 두꺼워진 것을 보니 투수에게 중요한 하체 운동을 열심히 한 모양이었다.

장영석은 지난 3일 첫 등판을 시작으로 2군에서 4경기에 등판했다. 11이닝 동안 5실점(3자책)하면서 안타 11개와 볼넷 7개를 내줬다. 삼진 역시 7개. 투수로 전향한지 3개월도 채 안된 것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지난 15일 강진 KIA전에서는 5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면서 마지막 테스트를 거쳤다.

경기 전 만난 장영석은 "내가 원해서 선택한 투수이기에 후회는 없다. 물론 공을 던지는 게 완전히 달라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강진에서 몸 만들면서 투수가 왜 힘든지 알게 됐다. 투수에게 러닝이 중요한지 알았지만, 해보니 또 달랐다. 정말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목표를 묻자 그는 "올시즌은 일단 경험을 쌓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시즌 선발이 목표다. 10승까지 하면 더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경기 전 훈련 때 다른 투수들보다 캐치볼을 두 배로 했다. 손승락과 캐치볼을 끝낸 뒤 러닝 후 또다시 이보근과 공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많이 던지는 게 싫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장영석은 "(손)승락이형이 대학교 때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해서인지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폼 잡아가는 것부터 타자 상대하는 것까지 배울 게 많다. 많이 알려주시는데 내가 다 못 따라가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현재 직구 최고구속은 145㎞까지 나온 상태다. 본인의 모습에 만족스러울까. 장영석은 "고교 때 기록한 147㎞에는 못 미치지만, 지금이 오히려 만족스럽다"면서 "변화구는 아직 변화구 같지 않지만, 컨트롤은 어느 정도 되는 것 같다. 포수들이 괜찮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답했다. 곧이어 "아직 하체에 힘을 모았다 중심이동하는 게 부족한 것 같다. 일정하게 던지려 애쓰는데 한번씩 밸런스가 흐트러질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흔히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들은 타자 경험이 승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거기까진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그는 "마운드에 서면 예전에 타석에 섰던 게 떠오른다. 하지만 생각이 너무 복잡해지더라. 일부러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애쓴다"면서 "마운드에서 제구가 안되면 생각이 많아지고 흔들리고 하더라. 투수가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다"고 했다. 야수 경험은 다른 플러스 효과가 있었다. 그는 "내야수를 봐서인지 수비는 어느 정도 자신있다. 그리고 야수들이 실책해도 다 이해해줄 것"이라며 웃었다.

한편, 넥센 김시진 감독은 장영석의 기용에 대해 "처음부터 부담되는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2군과 1군은 다르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넥센 투수 장영석의 훈련 모습.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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