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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멀어진 4강, 이제 해야될 일이 많은 LG다.
LG는 그간 조인성 외에 다른 포수를 육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승환 이상열을 두산으로 이적시키는 등 있는 포수 자원마저 트레이드카드로 써버렸다. 사실 LG 입장에서도 조인성을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방망이 때문이다. 조인성이 빠졌을 때 LG 타선의 무게감은 확 떨어진다. 그는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한 방을 갖춘 타자다. LG에 야수가 넘치기에 지명타자 자리도 없다. 결국 다른 포수들에게 경험을 주기 쉽지 않았다.
삼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2008년부터 주전포수 진갑용의 뒤를 준비했다. 2007년 122경기에 나섰던 진갑용은 이듬해부터 105경기, 57경기(시즌 중 부상), 100경기로 경기수를 조절해갔다. 반면, 2007년 6경기 출전에 그쳤던 현재윤은 이후 67경기, 99경기, 53경기에 나서면서 경험을 쌓았다. 삼성은 유연하게 포수를 운용했다. 점수차가 벌어지면 현재윤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웠고, 약팀과의 대결에선 선발 출전시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진갑용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의 방망이가 필요할 땐 대타로 내보냈고, 막판 대수비로도 출전시켰다.
유강남을 지도한 장광호 2군 배터리 코치는 "굉장히 좋은 포수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경기에 나설수록 실력이 좋아졌다. 2루까지 송구 능력은 탁월하다. 홈플레이트에서의 움직임 또한 신인답지 않다. 공격력도 나쁘지 않다"면서 "차기 1군 선발감으로 준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코치의 말대로 유강남은 공수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를 치르면서 게임운영능력 또한 신인답지 않게 좋아졌다고. 또한 89경기서 타율 2할7푼7리에 4홈런 46타점으로 LG 2군 멤버 중 홈런과 타점 2위에 올라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중앙대 출신 포수 조윤준을 가장 먼저 지명한 LG다. 늦은 감이 있지만, 2~3년 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이 멀어진 지금, 김태군이나 유강남에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이들이 1군 주전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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