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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미래 위해 백업포수 육성 절실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20 14:29


LG는 주전포수 조인성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높은 팀이다. 하지만 2~3년 후를 대비해 백업포수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조선DB

사실상 멀어진 4강, 이제 해야될 일이 많은 LG다.

조인성의 뒤를 이을 포수 자원 육성 역시 절실해 보인다. 그는 올해로 37세의 노장이다. 조인성은 올시즌 팀이 치른 120경기 중 110경기에 나왔다. 지난달 2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까지는 한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초반 좋았던 타격 페이스는 후반기 들어 급격히 떨어졌다. 포수로 전경기 출전을 버텨내기란 쉽지 않았다.

LG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주전포수를 뒷받침하는 포수들이 탄탄하다. 조인성보다 많은 경기에 나선 포수는 롯데 강민호(117경기)가 유일하다. 하지만 강민호는 27살의 젊은 선수. 롯데에는 타구단에서 트레이드카드로 군침을 흘렸던 장성우까지 있다. 한편, SK와 KIA는 잘 키운 백업포수 덕을 보고 있다. 박경완과 김상훈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정상호와 차일목이 잘 뛰어주고 있다.

LG는 그간 조인성 외에 다른 포수를 육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승환 이상열을 두산으로 이적시키는 등 있는 포수 자원마저 트레이드카드로 써버렸다. 사실 LG 입장에서도 조인성을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방망이 때문이다. 조인성이 빠졌을 때 LG 타선의 무게감은 확 떨어진다. 그는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한 방을 갖춘 타자다. LG에 야수가 넘치기에 지명타자 자리도 없다. 결국 다른 포수들에게 경험을 주기 쉽지 않았다.

삼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2008년부터 주전포수 진갑용의 뒤를 준비했다. 2007년 122경기에 나섰던 진갑용은 이듬해부터 105경기, 57경기(시즌 중 부상), 100경기로 경기수를 조절해갔다. 반면, 2007년 6경기 출전에 그쳤던 현재윤은 이후 67경기, 99경기, 53경기에 나서면서 경험을 쌓았다. 삼성은 유연하게 포수를 운용했다. 점수차가 벌어지면 현재윤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웠고, 약팀과의 대결에선 선발 출전시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진갑용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의 방망이가 필요할 땐 대타로 내보냈고, 막판 대수비로도 출전시켰다.

조금은 늦었지만, LG 역시 미래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올시즌 입단한 신인 유강남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유강남은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지명된 선수. 하위라운드인 만큼 LG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김태군과 함께 조금씩 2군 경기에 내보냈더니 경기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김태군이 1군으로 올라간 5월부터는 아예 2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유강남을 지도한 장광호 2군 배터리 코치는 "굉장히 좋은 포수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경기에 나설수록 실력이 좋아졌다. 2루까지 송구 능력은 탁월하다. 홈플레이트에서의 움직임 또한 신인답지 않다. 공격력도 나쁘지 않다"면서 "차기 1군 선발감으로 준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코치의 말대로 유강남은 공수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를 치르면서 게임운영능력 또한 신인답지 않게 좋아졌다고. 또한 89경기서 타율 2할7푼7리에 4홈런 46타점으로 LG 2군 멤버 중 홈런과 타점 2위에 올라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중앙대 출신 포수 조윤준을 가장 먼저 지명한 LG다. 늦은 감이 있지만, 2~3년 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이 멀어진 지금, 김태군이나 유강남에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이들이 1군 주전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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