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동열 전 감독 "동원이형은 나의 롤모델이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15:45


"동원이형은 내 롤모델이었다."

현역시절 최고의 라이벌로 손꼽히며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남긴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과 선동열 전 삼성 감독. 최 감독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선 감독은 곧바로 최 감독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선 감독은 최 감독이 별세한 14일 오후 3시 30분 경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을 마친 선 감독은 "얼마전 TV로 동원이형의 모습을 봤다. 수척해진 모습을 보니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 만났을 때가 마지막이었는데 당시는 매우 건강한 모습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선 감독은 두 사람의 같한 인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선 감독은 "사실 프로에 와 라이벌이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동원이형은 나의 롤모델이었다. 동원이형이 야구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런 선수가 되야겠다'는 꿈을 꿨다"고 밝혔다.

최 감독과 함께했던 가장 소중한 기억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선 감독은 "연장 15회까지 우리 두 사람이 완투하며 혈투를 벌였던 경기도 기억나지만 아무래도 8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함께 우승을 일궈냈던 순간이 가장 기억난다"며 "나는 미완의 대기였다. 당연히 결승 마운드는 동원이형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 나에게 기회가 왔다. 동원이형은 나에게 '잘할 수 있다. 네가 최고라 생각하고 던져라'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너무 고마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선 감독은 "동원이형은 내가 가지지 못한 연투능력을 갖췄다. 한국시리즈 4승,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라고 말하며 "나보다 훨씬 훌륭하신 선배님이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마지막으로 "함께 지도자 생활을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쉽다"며 빈소를 빠져나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