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LG의 눈물겨운 연패 탈출기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21:00


LG와 롯데의 2011 프로야구 경기가 4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렸다. LG 6회말 1사 1,3루에서 롯데 포수 강민호가 2루에 송구하는 사이 3루 주자 박경수가 홈에 뛰어들어 세이프 되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1.09.04/


LG가 힘겹게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LG는 4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3연패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홈에선 무려 6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4강행 불씨를 살려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연패 탈출이 시급한 과제였다. 이날 LG는 박현준, 롯데는 장원준이 선발로 나섰다. 에이스 맞대결답게 경기는 팽팽했다. 롯데가 1회에 1점을 뽑은 이후 양 팀은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답답한 쪽은 LG였다. LG는 3회 1사 이후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두 명이 모두 플라이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6회에도 1사 2,3루에서 김태완의 유격수 땅볼로 겨우 동점을 만들었지만 계속된 찬스에선 이대형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롯데에게 연패를 당하는 동안에도 LG를 괴롭혔던 잔루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2일엔 8개, 3일엔 5개의 잔루를 남겼다.

LG는 7회 선두 타자 이택근이 좌익 선상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로 또다시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인 박경수는 초구에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돼 실패했다. 무사 2루에서 보내기 번트 작전을 펼칠 정도로 LG 벤치의 심정은 절실했고, 다급했다. 박경수가 또다시 번트 자세를 취하자 롯데는 전진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박경수는 번트 자세를 바꿔 강공으로 스윙을 했다. 위장 번트였다. 타구는 앞으로 뛰어들어온 롯데 3루수 황재균 옆을 강하게 빠져나가 좌익수 앞으로 흘러갔다. 그 사이 2루 주자는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작전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대타 '작은' 이병규가 볼넷을 얻는 순간 1루 대주자 오지환이 2루로 힘차게 뛰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볼넷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1루 주자의 도루로 착각해 2루로 송구를 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경수는 센스있게 3루 홈 스틸을 감행했다. 공은 다시 홈으로 중계돼 박빙 승부가 펼쳐졌지만 간발의 차이로 박경수는 세이프가 됐다. 이 과정에서 박경수는 강민호가 찬 무릎 보호대에 얼굴을 부딪혀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다.

벤치의 짜내기 작전과 선수들의 눈물겨운 투혼으로 LG는 마침내 연패를 마감했다. 이날 4위 SK가 패해 5위 LG는 승차를 4게임으로 줄이며 4강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잠실=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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