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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생일날 승리는 가족을 위한 승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20:17


두산 김선우가 1대0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김광수 감독대행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김선우는 7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잠재우며 시즌 12승에 성공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아마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싶다.

두산 김선우가 3년 연속 생일에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를 거두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선우는 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와 같은 기록을 공식 집계하지는 않지만, 3년 연속 자신의 생일에 등판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모두 승리를 따낸다는 것도 힘든 일이라 김선우의 기록은 화제가 될 만하다.

김선우의 생일은 9월4일. 지난 2009년에는 광주 KIA전서 7⅔이닝 3실점, 지난해에는 잠실 KIA전서 5이닝 1실점으로 각각 승리투수가 됐다. 물론 김선우의 3년 연속 생일 등판은 우연하게 이뤄진 것이다. 일부러 등판 일정을 조정해 가며 만든 것이 아니다. 특히 이날은 1대0의 한점차 승부가 손에 땀을 쥐게 해 김선우의 호투가 더욱 빛났다.

투구수 100개중 스트라이크가 67개였고, 볼넷은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탁월한 제구력으로 SK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5회 2사 1,2루에서 대타 최동수를 140㎞짜리 몸쪽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6회 2사 1,3루에서는 박정권을 바깥쪽 꽉차는 144㎞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최근 4연승에 SK전 4연승을 달린 김선우는 시즌 12승, 방어율 3.19를 기록했다. 앞으로 2승을 추가하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인 지난해의 13승을 넘어서게 된다.

김선우는 "생일날 승리는 그냥 우연이다.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지만, 가족한테만큼은 뜻있는 승리라고 생각한다. 오늘 또 장인어른도 생신이신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뒤 "위기 상황은 5회였는데, 양의지가 볼배합에서 직구와 변화구를 역으로 가져간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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