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수빈의 아웃카운트 착각 그 심리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28 12:28


두산 외야수 정수빈은 27일 잠실 삼성전 연장 11회 오정복의 타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포구후 2루주자의 홈쇄도를 방치하는 웃지못할 실수를 범했다. 스포츠조선 DB

두산 정수빈이 어이없는 실책 후 고개를 떨궜다.

두산은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우익수 정수빈의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1대2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정수빈은 1-1로 맞선 연장 11회초 수비때 1사 2루서 대타 오정복의 플라이를 잡은 후 주자를 보지도 않고 외야펜스를 향해 천천히 뛰어가며 마치 이닝이 끝난 듯한 행동을 보였다. 3루로 태그업을 하던 2루주자 배영섭은 3루코치가 팔을 돌리며 홈쇄도를 재촉하자 방향을 홈으로 틀어 여유있게 결승 득점을 올렸다. 외야수비만큼은 톱클래스라는 평가를 받는 정수빈의 단순한 아웃카운트 착각이었다.

결국 두산은 11회말 삼성 마무리 오승환에게 역대 최다인 16경기 연속 세이브라는 신기록을 안겨주며 그대로 패했다. 경기 종료후 덕아웃으로 들어간 정수빈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정수빈은 눈물을 겨우 참았을 뿐,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포수가 타자를 삼진 처리한 후 투아웃임에도 이닝이 끝난 줄 알고 덕아웃으로 뛰어들어가거나, 이닝이 끝났음에도 주자가 전력질주로 홈으로 쇄도하는 장면은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정수빈처럼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수는 극히 드문 일이다.

어이없는 실수가 발생하는 이유는 극도의 긴장감 또는 과도한 집중력 때문이다. 한 가지 상황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상황에 대해 착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수빈의 경우 연장 승부가 이어지자 타자 오정복의 타구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아웃카운트를 염두에 두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오정복이 친 플라이는 배트 중심에 잘 맞힌 타구로 정수빈의 스타트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안타가 됐을 수도 있었다. 정수빈은 빠른 타구 판단과 집중력을 앞세워 안전하게 공을 잡아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스리아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며 주자를 향해 송구를 해야한다는 '다음 동작'을 잊고 이닝 종료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이러한 '웃지 못할' 실수는 주로 경험많은 베테랑보다는 5년차 이하 어린 선수들에게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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