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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이 어이없는 실책 후 고개를 떨궜다.
포수가 타자를 삼진 처리한 후 투아웃임에도 이닝이 끝난 줄 알고 덕아웃으로 뛰어들어가거나, 이닝이 끝났음에도 주자가 전력질주로 홈으로 쇄도하는 장면은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정수빈처럼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수는 극히 드문 일이다.
어이없는 실수가 발생하는 이유는 극도의 긴장감 또는 과도한 집중력 때문이다. 한 가지 상황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상황에 대해 착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수빈의 경우 연장 승부가 이어지자 타자 오정복의 타구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아웃카운트를 염두에 두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오정복이 친 플라이는 배트 중심에 잘 맞힌 타구로 정수빈의 스타트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안타가 됐을 수도 있었다. 정수빈은 빠른 타구 판단과 집중력을 앞세워 안전하게 공을 잡아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스리아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며 주자를 향해 송구를 해야한다는 '다음 동작'을 잊고 이닝 종료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이러한 '웃지 못할' 실수는 주로 경험많은 베테랑보다는 5년차 이하 어린 선수들에게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