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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LG 넥센 트레이드, 장기적으로 보자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01 13:34


지난 31일 밤 9시쯤 LG와 넥센에서 온 보도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2대2 트레이드 단행이라는 내용이었다. 선수 이름을 보고 더 놀랐다. 4명 중 3명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다. 게다가 심수창(전 LG)과 김성현(전 넥센)은 이날의 선발투수(심수창은 경기가 우천취소)였다. 또 송신영(전 넥센)도 이날 중간계투로 홀드를 기록한 주전투수고, 항상 기대를 모으는 거포 박병호(전 LG)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이날이 트레이드 마감일이었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이번 트레이드를 계기로 일본의 시즌 도중 트레이드에 관해 살펴보자.

올해 일본에서는 시즌 도중 트레이드가 6건 있었다. 그 중에는 현금 트레이드가 3건 포함돼 있어 그리 트레이드가 활발한 시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야구가 트레이드 자체에 소극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일본의 각 구단에는 프로 담당 스카우트들이 있다. 그들은 자기 팀의 전력 강화를 위해 타 구단의 선수를 조사하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다. 그들은 1군 경기보다 2군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소속 구단에서 이른바 '잉여 인원'이라 해도 타 구단에서 보면 보강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군 경기장은 기자석이 따로 설치돼 있는 경우가 드물어 필자같은 취재인력들은 스카우트들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본다. "○○(선수명)은 좋은 공을 던지고 있는데 왜 1군에 오르지 못하나?", "××은 머리에 사구를 맞고 나서 마음껏 발을 디디고 칠 수 없게 됐다,", "△△의 성격은 어때?"라는 식의 정보 교환을 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들려 온다. 그것들을 집약하고 팀 상황까지 고려해 트레이드가 진행된다.

올해 6건의 트레이드 대상자는 1군 엔트리에 소속되지 않은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는 트레이드에 대해 정서적인 면을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 처럼 주전 선수를 시즌 도중 트레이드하는 걸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지난 6월29일 발표된 트레이드는 충격적이었다. 지바 롯데의 사부로(오오무라 사부로)와 요미우리 구도 다카히토+현금의 트레이드다. 이 트레이드가 파문을 부른 이유는 사부로가 팀의 선수회장이고 작년까지 4번타자로 지바 롯데를 대표하는 인기 선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트레이드 대상 선수의 성적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지바 롯데의 한 선수는 "사부로를 트레이드시킨 걸 믿을 수 없다"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팬들도 큰 반발을 했다. 하지만 구단으로서는 전력 보강 면이나 비용대비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사로운 정을 배제하고 내린 결단이었다.

이번 LG와 넥센의 전격 트레이드는 정에 흘러가지 않고 비즈니스적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팬의 입장으로는 심정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구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드의 성공 여부는 곧바로 드러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 개개인과 팀의 성적에 의해서 판단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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