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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승4패로 '홀수달 상승세' 징크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롯데.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뒤 또 하나의 승부처에 다다랐다. 바로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원정 3연전. 턱밑에서 추격 중인 두산을 따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면서 양승호 감독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목표로 세웠던 '승차 -2'를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롯데는 18일 현재 36승40패로 목표달성을 위해선 이번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만들어야 한다. 과연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 두 가지 필요조건을 채워야 한다.
니퍼트는 16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로 내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됨에 따라 등판일정이 연기됐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17일 넥센전에 이용찬을 투입하고 니퍼트를 롯데와의 경기에 투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4강 진입을 위한 승부처인 만큼 에이스를 내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의미다. 니퍼트는 지난 4월13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 승리를 챙긴 바 있다. 단순히 1승이 문제가 아니다. 롯데의 한 선수가 "높은 타점에서 날아오는 직구와 뚝 떨어지는 변화구는 대처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을 만큼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김선우는 롯데에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전 2경기에 선발등판해 2승을 거뒀다. 특히 5월8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완봉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투수의 공통점은 직구도 직구지만 강력한 변화구를 갖고 있다는 점. 니퍼트의 커브, 김선우의 슬라이더는 리그에서 정상급이다. 타구단들에 비해 타자들의 성향이 공격적인 롯데의 특성상 변화구가 먹혀들 확률이 크다. 하지만 최근 롯데 타자들은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다. 큰 스윙을 자제하고 팀배팅에 주력한다. 이 두 투수와 진검승부를 펼칠 때가 왔다.
송승준-부첵 불펜행 결과는?
양승호 감독은 이번 3연전에 선발요원인 송승준과 크리스 부첵을 불펜으로 돌린다고 예고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3연전이기에 쓸 수 있는 임시방편이다. 지난 15일 부산 LG전에 등판하고 휴식을 취한 부첵이 19, 20일 경기에 대기하고 17일 경기에 선발등판했던 송승준이 21일 경기에 대기하는 형식이다.
일단 구상 자체는 나쁘지 않다. 최근 안정감을 찾아가던 롯데 불펜진은 LG와의 3연전에서 또다시 불안감을 노출한 모습. 그나마 김사율이 그동안의 부진을 떨치고 제 역할을 해줬을 뿐 임경완, 강영식, 이명우 등은 마운드에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롯데 선발진은 7월 들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따라서 뒷문만 안정되면 충분히 승수를 쌓을 수 있다는 양 감독의 계산이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두 선수 모두 갑작스러운 불펜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양 감독의 말에 따르면 송승준이 불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한국진출 후 지난 5년 동안 선발투수로만 활약해왔다. 부첵은 "선발, 불펜 모두 자신있다"고 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일단 구위 자체가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제구도 전체적으로 높이 형성됐기 때문에 급박한 상황에서의 활약을 100%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송승준과 부첵의 활약은 롯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나리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