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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다행이네."
그런 장원준에게도 올시즌 참기 힘든 고통이 있었다. 바로 공을 던지는 왼손 중지의 손가락 물집 때문이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시즌 초반 생겼던 물집이 아물만 하면 다음 등판일에 공을 던져 다시 악화되는 식이었다. 하지만 팀을 위해 참고 던졌다. 결국 손가락에 굳은살이 배겼고 장원준은 등판 전 굳은 살을 칼로 다듬어내며 마운드에 올랐다.
문제는 지난 10일 인천 SK전에서 터졌다. 이날 선발등판한 장원준의 평소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의 자랑이던 제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고 공에도 힘이 없었다.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돼 다행이었을 정도. 문제가 있었다. 경기 전 굳은살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며 그 위에 새살이 돋은 것이다. 지난 3개월 간 공을 던졌던 감각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공이 손가락에 채지지 않고 미끄러져 일어난 상황이었다.
장원준은 경기 후 "선발투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던졌다. 개인 성적과는 상관 없이 최대한 길게 던지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그 부분만 신경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 정말 다행"이라고 말하며 빙긋이 웃었다. 장원준의 투혼, 4강 진입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치러야하는 롯데에 분명한 희망 요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