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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현재 이용규는 타율 3할8푼3리다. 이종범의 시즌 최고타율은 3할9푼3리였다. 94년에 남긴 성적표다.
과연 이용규가 이종범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보기 위해 월별 페이스를 비교해봤다.
앞서 둘의 타격은 다르다고 언급했다. 94년 이종범, 올시즌 이용규의 성적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94년 당시 이종범은 19홈런을 곁들였다. 도루는 무려 84개였다. 77타점에 196안타. 안타와 도루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성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호타준족'이다. 특히 홈런과 타점에서 일반적인 톱타자 수준을 넘어선다. 찬스에도 강하다는 이야기다.
반면 이용규는 홈런이 2개다. 도루는 17개다. 타점은 27점, 출루율은 4할6푼8리다. 아직까지는 유일하게 출루율만 이종범보다 앞선다. 결국 교타자형의 전형적인 톱타자란 의미다.
월별 페이스는?
그렇다면 둘의 월별 페이스를 비교, 가능성을 점쳐보자.
4월 이용규는 타율 3할8푼8리를 기록했다. 이종범은 3할2푼4리로 출발했다. 5월에는 이용규 3할3푼8리, 이종범은 3할9푼4리다. 이용규의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 반면, 이종범은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6월에는 둘다 비슷한 선을 달렸다. 이용규가 4할4리, 이종범이 4할이었다.
여기까지는 대충 비슷하다. 차이는 7월에 벌어졌다. 이종범은 94년 7월, 무려 5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용규는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4할5리다. 이용규도 페이스를 바짝 올리고 있지만, 이종범의 가속도가 무서웠다.
이종범은 8월에 3할5푼8리, 9월에 4할6리를 올렸다. 이용규의 현재 페이스라면 그 정도까지는 가능할 듯 하다.
그렇다면 7월의 갭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선두싸움에 대한 부담, 94년보다는 수준이 높아진 전력분석 등 여러가지를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갈수록 물이 오르는 이용규의 타격이라고 봤을 때, 포기할 일도 아니다.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까.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