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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롯데-한화전을 앞둔 사직구장.
조성환에게는 절박한 사연이 있었다. 양 감독은 지난 10일 조성환을 불러 면담을 했다.
최근 들어 타율이 1할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보통 타자들은 3할대 타율에서 슬럼프에 빠지면 2할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3할3푼을 치던 조성환이 1할대로 떨어진다는 게 이해가 안됐다"면서 "뭔가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해결책을 찾기 위해 면담했다"고 말했다.
이런 증세는 1개월 여전부터 계속돼 왔지만 일시적인 문제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참아왔다는 것.
양 감독은 곧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지시했다. 이튿날 조성환은 자신이 라섹수술을 받았던 안과의원으로 달려갔다. 2007년 겨울 시력교정을 위해 이 수술을 받았는데 혹시 잘못된 게 아닌가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력은 1.0으로 좋은편이었고, 다른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니었다. 대신 흐릿해진 초점을 잡아줄 수 있는 교정용 안경을 당분간 착용하도록 처방받았다.
조성환은 "안경 쓰고 나니 그렇게 또렷하게 보일 수가 없다. 왜 그동안 혼자 끙끙 앓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더불어 그동안의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눈이 희미해진 게 아무래도 정신적이 요인이 큰 것 같다는 게다. 생각대로 타격감이 좋지 못하니까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로 인해 타격 밸런스도 흐트러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는 게 조성환의 판단이다.
조성환은 태어나 처음으로 착용하는 안경이 어색하지만 부지런히 챙기기로 했다. 단순한 시력 교정용 안경이 아니라 고참으로서 잘하고 싶은 의지를 다지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조성환이 안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날 한화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배려를 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