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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선택과 집중', KIA가 선발야구를 밀고 가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7-12 14:56


◇KIA 윤석민은 2005~2006년 팀 마무리를 맡았다가 2007년부터 선발로 전환했다.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윤석민은 최고의 우완 선발로 거듭났다. 스포츠조선DB

KIA는 왜 '선발야구'에 집중하는 것일까.

현대 야구는 명확한 업무분담을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선발-중간-마무리로 나누어 각 파트간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려 한다. 이 경우 선발보다는 중간-마무리 즉,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최근 야구의 추세가 과거의 '선발야구'에서 '불펜야구'로 점차 굳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KIA는 조금 다르다. 이런 마운드의 역할분담이라는 트렌드와는 반대되는 길을 걷고 있다. 여전히 KIA는 막강한 선발진을 중심 주축으로 한 '선발야구'를 고수하고 있다. 11일까지 KIA는 총 47승(32패)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무려 37승(79%)을 선발투수들이 챙겼다. 윤석민을 필두로 로페즈-트레비스-서재응-양현종 등 선발진들의 막강한 위력이다. 이는 과거 선동열 최동원 김시진 윤학길 이대진 조계현 등 '슈퍼에이스' 들이 즐비하던 80년대부터 90년대 초중반까지 자주 보이던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KIA의 '선발야구'는 대세에 어긋나는 구태의연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KIA가 지나치게 선발에만 의존하는 야구를 한다며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KIA의 '선발야구'는 한정된 자원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최근 "처음에 팀에 부임했을 때 참 막막했었다. 팀 전력이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보직도 명확하지 않았다"며 2007년 말 KIA 사령탑으로 처음 취임했을 때의 심경을 밝힌 적이 있다.

2007년 KIA는 51승1무74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하면서 팀 방어율 최하위(4.49)를 기록했다. 선발승(36승) 공동 5위에 세이브 7위(26세이브)로 저조했는데, 당시에도 불펜보다는 그나마 선발이 나은 상황이었다. 팀을 새롭게 맡아 체질개선에 나선 조 감독으로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결국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예 전체적인 마운드의 체질을 뒤바꾸거나 그나마 있는 강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거나. 조 감독의 선택은 후자였다. 이후 4년간, 조 감독은 뚝심있게 선발진의 강화에 매달려왔다. 잠시 마무리를 했던 윤석민이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을 수 있던 것과 20개월간의 재활을 이겨낸 한기주가 마무리나 불펜이 아닌 선발로 돌아오는 것도 이같은 조 감독의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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