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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왜 '선발야구'에 집중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같은 KIA의 '선발야구'는 대세에 어긋나는 구태의연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KIA가 지나치게 선발에만 의존하는 야구를 한다며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KIA의 '선발야구'는 한정된 자원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최근 "처음에 팀에 부임했을 때 참 막막했었다. 팀 전력이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보직도 명확하지 않았다"며 2007년 말 KIA 사령탑으로 처음 취임했을 때의 심경을 밝힌 적이 있다.
2007년 KIA는 51승1무74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하면서 팀 방어율 최하위(4.49)를 기록했다. 선발승(36승) 공동 5위에 세이브 7위(26세이브)로 저조했는데, 당시에도 불펜보다는 그나마 선발이 나은 상황이었다. 팀을 새롭게 맡아 체질개선에 나선 조 감독으로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결국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예 전체적인 마운드의 체질을 뒤바꾸거나 그나마 있는 강점을 최대한으로 살리거나. 조 감독의 선택은 후자였다. 이후 4년간, 조 감독은 뚝심있게 선발진의 강화에 매달려왔다. 잠시 마무리를 했던 윤석민이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을 수 있던 것과 20개월간의 재활을 이겨낸 한기주가 마무리나 불펜이 아닌 선발로 돌아오는 것도 이같은 조 감독의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