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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공세 막아낸 KIA의 철옹성 내야수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7-03 20:59


해일처럼 밀려오는 한화의 공세를 막아낸 것은 철옹성같은 KIA 내야수비진이었다.

KIA는 3일 광주 한화전에서 3회 먼저 1점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6회 이후 5점을 뽑아내며 결국 5대1로 이겼다. 이로써 KIA는 이번 주말 홈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지난 6월14~16일 대전 원정 3연전 때 한화에 진 1승2패의 빚을 갚았다.

그런데 이날 승리의 숨은 원동력은 내야수비진의 탄탄한 수비에 있었다. 물론, 손영민-심동섭-유동훈으로 이어진 필승조의 깔끔한 이어던지기나 톱타자 이용규의 활약도 중요한 승리요인이다. 하지만, 4회초와 7회초 두 번의 깔끔한 수비는 이날 경기의 흐름 자체를 뒤바꾼 역할을 했다. 4회와 7회, 두 차례의 깔끔한 수비 장면을 복기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4회초, '야왕'의 깜짝 카드를 무력화시키다.

한화는 3회초 1사 2루에서 최진행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그러나 1-0의 리드는 불안감이 크다. 서둘러 추가점을 내야 승기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상황. 기회는 왔다. 4회초 선두타자 이대수의 내야안타와 희생번트, 그리고 폭투로 된 2사 3루에서 1번 강동우가 볼넷을 얻어 2사 1, 3루가 됐다. 이 상황에서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옵션은 적시타나 기습적인 딜레이드 더블 스틸이 있다. 한대화 감독은 이 중 가장 쉽게 선택하기 힘든 더블 스틸을 시도한다. 1루 주자 강동우가 2루로 뛰는 사이 3루주자 한상훈이 홈을 파고드는 작전. 평소에 잘 나오지 않는 작전이라 KIA 내야진도 당황해 실책을 할 수도 있다는 계산도 깔린 작전 선택이다.

그러나 KIA 내야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차일목은 강동우가 2루로 뛰자 자연스럽게 2루로 공을 뿌렸다. 이 공을 받아낸 것은 2루수 안치홍. 안치홍은 이미 2루 베이스커버를 위해 뛰는 순간, 3루 주자의 움직임까지도 파악한 상태였다. 그래서 물 흐르듯 공을 잡아 다시 홈으로 뿌릴 수 있었다. 정확한 송구였고, 공을 잡은 차일목도 완벽한 홈 블로킹으로 한상훈을 잡아냈다. 평소 KIA 조범현 감독이 공들여 연습시킨 수비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한화 주자들의 움직임이 어색하거나 스피드가 느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가지 발생 가능한 상황을 미리 머릿속에 심어둔 KIA내야진은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로 명수비 장면을 연출했다.

7회초, 흐름을 먼저 읽은 시프트 이동.

KIA가 6회말 1-1로 동점을 만들자 한화 벤치는 다소 초조해졌다. 승부가 원점이 된 경기 후반상황이라 누구든 먼저 치고 나가는 쪽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7회에 양팀의 여러 작전이 교차했다. 1사후 한 감독은 손영민을 상대로 재미를 본 대타 고동진 카드를 또 꺼냈다. 그러자 조 감독은 좌완 심동섭을 냈는데, 이에 한 감독은 다시 대타를 이양기로 바꿨다. 팽팽한 수싸움. 이양기가 볼넷을 얻어내자 한화는 또 대주자 전현태를 내보낸다. 그만큼 1점에 대한 절박함이 엿보인다.

그러나 대주자 전현태가 나온 순간 KIA 벤치는 한화 쪽에서 비록 2사가 되더라도 주자를 득점권에 보낼 것을 예상했다. 보내기 번트 타이밍. 내야진은 이를 대비해 조금씩 앞쪽으로 위치를 이동했다. 투수 심동섭도 번트를 염두해두고 투구 후 동작을 준비했다. 이런 준비는 어김없이 성공했다. 한화 1번 강동우가 초구에 기습번트를 댔는데, 마침 투구를 마친 심동섭의 바로 앞으로 굴러왔다. 재빨리 공을 잡은 심동섭은 망설임없이 2루로 던져 선행주자를 잡아낸다. 이 순간, 승운은 KIA쪽으로 슬쩍 움직였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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