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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펑고훈련 김성근 감독 "동네야구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7-01 14:02


'SK 김성근 감독이 뿔났다!' SK가 30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한화와 경기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책을 3개가 저지르며 6대9로 아쉬운 패배를 했다. 1회 박진만과 이호준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경기를 패하자 경기 종료 후 김성근 감독은 그라운드에 이호준과 박진만을 따로 불러 질책성 훈련을 시켰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1.6.30

"동네야구다."

SK 김성근 감독은 화가 났다.
그러면서도 "선수들도 불쌍하다. 팀을 움직일 동력이 없다"고 했다.

지난 30일 인천 한화전은 SK답지 못한 플레이가 속출했다. 1회 박진만과 이호준이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때문에 1회에만 4실점, 결국 초반 기선을 내준 SK는 6대9로 졌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방망이를 들고 공포의 펑고훈련을 실시했다. 이호준과 박진만을 상대로 한 훈련이었다. 펑고훈련을 끝낸 뒤 타격훈련까지 시켰다. 자정이 넘어서야 SK의 야간훈련은 끝났다.

김 감독은 "실책으로 자멸했다. 이건 완전히 동네야구 수준"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실책을 저지른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특별 훈련이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도 불쌍하다. 경쟁을 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동력이 지금 팀내에서는 없다"고 했다.

실제 그렇다. SK는 올 시즌 전력보강 요인이 거의 없었다. 박진만을 삼성에서 데려왔지만, 대신 주전 유격수 나주환이 군에 입대했다. 게다가 백업포수 이재원과 내야 멀티플레이어 모창민마저 군대에 들어갔다.

대신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생긴 부작용이 올 시즌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박경완 박재상 정근우 김강민 등이 잔부상을 당하며 제대로 된 베스트 라인업을 짜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박진만 이호준 최동수 안치용 등은 들쭉날쭉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들을 쓸 수밖에 없다. 이들을 대신할 타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김 감독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즌 중 입에 잘 대지 않던 술까지 마신다. 김 감독은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뾰족한 대처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고민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보면 30일 한화전과 같은 어이없는 경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에게 선두를 빼앗긴 SK의 최근 분위기는 이런 경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2007년 부임 이후 SK를 최강으로 이끈 김 감독이 "동네야구"라고 혹평을 하면서도 "선수들이 불쌍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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