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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성민은 본인도 이유를 모르는 '내츄럴 싱커' 덕분에 5.00이라는 엄청난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19⅓이닝을 던진 최성민은 35개의 아웃카운트를 땅볼로 잡아냈다. 뜬공은 7개,삼진은 11개다. 이러한 땅볼 유도 비율은 볼 끝의 변화가 심한 언더핸드스로 투수들보다도 높은 수치다.
최성민은 "어렸을 때부터 이랬다. 남들과 같은 그립을 잡고 던지는데, 나도 (공이 떨어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야말로 타고난 것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최성민과 같은 케이스가 또 있을까. 넥센의 금민철 역시 직구가 슬라이더성으로 날카롭게 휜다. 그냥 던지는 직구가 모두 컷 패스트볼인 셈. 이는 투구 시에 본인도 모르게 손목을 살짝 비틀기 때문이다. 양 위원은 "최성민은 비슷한 스타일인 금민철보다 한 수 위의 공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좌완 투수가 구사하는 싱커성의 볼은 매력적이다. 낙차 큰 커브나 구속 변화가 좋은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는다면, '내츄럴 싱커'의 위력은 배가될 수 있다.
최성민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던질 줄 안다. 하지만 먼저 해결해야할 부분이 있다. 바로 제구력이다. 최성민은 1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8개의 볼넷을 내줬다. 9이닝으로 환산했을 때 경기당 볼넷 허용은 8.38개이며,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은 1.81에 이른다. 불펜투수로서 가장 큰 결격 사유를 가진 셈. 최성민은 "제구력을 잡으려 애쓰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나 포수 미트를 보고 던지면서 컨트롤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불안한 컨트롤의 원인은 일정치 못한 팔 높이에 있다. 가장 좋았을 때의 팔 높이, 각도, 릴리스포인트를 완벽하게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최성민은 올시즌 선발 투수가 조기에 강판되거나, 점수차가 커질 때마다 어김 없이 마운드에 선다. LG 박종훈 감독은 "선수는 경기를 통해 크는 것"이라며 "(최)성민이는 장차 선발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LG 마운드를 책임지는 투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력적인 공 끝을 가진 최성민이 과연 LG 마운드의 미래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