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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장맛비에 각팀 사령탑들이 선발진 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보통 선발투수는 등판 이틀전 불펜피칭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등판 당일 비로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웬만하면 다음날까지는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틀 연속 선발로 예고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3일 이상 우천 취소가 이어질 경우에는 아예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 뛰고 다음 순서로 넘어가는게 보통이다. 컨디션을 이어가려면 불펜피칭을 하든 웨이트를 하든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3일 이상 지속하면 어깨나 팔꿈치에 부담이 되고 컨디션도 저하되기 때문이다. 몸을 달구는 '웜업'을 매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니퍼트의 경우 선발 로테이션상 페르난도, 이용찬, 김선우 다음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즉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는 셈이 된다. 삼성 배영수도 25~26일 연속 선발로 예고됐다가 28일에는 윤성환에게 바통을 넘겼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LG 용병 리즈는 22일부터 25일까지 무려 4일 연속 선발로 예고됐다. 리즈 본인이 등판을 원했다고 한다. 컨디션 조절에 자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등판을 준비하는데 있어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 투수들이 대부분인데 3일 정도 연기되는 것에 큰 저항감이 없다.
KIA 윤석민은 지난 주말(24~26일) 두산과의 잠실 3연전이 우천으로 모두 취소됐지만, 계속해서 선발로 예고됐다. 본인이 등판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28일 부산 롯데전에는 로페즈로 바뀌었지만, 3일 정도는 컨디션을 유지할 능력이 있다는 소리다.
한화 류현진도 25일 대전 롯데전이 비로 취소돼 이튿날 다시 선발 통보를 받았다가 다시 우천 취소되자 27일 이동일을 거쳐 28일 인천 SK전에 선발로 나섰다. 류현진 역시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있어 기간에 대한 '융통성'이 뛰어나다.
물론, 페넌트레이스 후반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거나 팀 입장에서 연패를 끊어야 하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무시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