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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악바리' 계보 잇는 손용석 이야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6-27 11:24 | 최종수정 2011-06-27 11:25



공필성, 박정태. 롯데의 '악바리' 계보를 이어온 대표적인 스타들이다. 2007년, 팬들은 한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공필성, 박정태의 계보를 이을 선수가 나타났다"며 반겼다. 공격, 수비 모두에서 근성있고 투지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하지만 2008시즌부터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내야수 손용석의 얘기다. 그랬던 그가 3년 8개월 만에 돌아왔다.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양승호 감독은 지난 17일 손용석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주전 3루수 황재균이 부상으로 빠지고 당시 2루수 조성환도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던 상황. 여기에 마땅한 오른손 대타감도 없었다. 손용석은 딱 맞는 카드였다. 일단 뛰어난 타격실력이 눈길을 끈다. 칭찬에 인색한 김무관 타격코치도 "공을 맞히는 데는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의 타격 연습을 지켜보는 동료들도 하나같이 "방망이 하나만 놓고 보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놀랄 정도였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도 2군에서 많이 보완했다. 현재 2, 3루 수비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백업요원은 손용석 뿐이다. 그만큼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2007시즌을 마치고 어깨 수술을 받은 손용석은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간 복무했다. 그렇다면 소집해제 후 복귀한 2010년에는 왜 한 번도 팬들 앞에 나서지 못했던 것일까. 로이스터 감독이 2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렸다. 하지만 손용석은 자신의 준비부족 탓이라고 했다. 그는 "성적이 좋았으면 왜 기회가 없었겠나. 내가 잘 하지 못했다. 몸관리를 잘하지 못해 부상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손용석인 입대전 아버지 때문에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아버지 손경구씨(55)가 롯데 1군 버스를 운전하셨기 때문이다. 최근 한 방송사의 중계에서도 "손용석의 아버지께서 구단 버스를 운전하신다"고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씨는 지난해 이미 정년퇴임 했다. 지금은 부산에서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손용석에게 "아버지께서 평소 응원은 많이 해주시냐"고 묻자 "무뚝뚝하셔서 야구 얘기는 잘 안하신다"고 답하며 웃고 만다.

손용석은 아직도 1군 무대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면 얼떨떨하다. 그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팀에 해가 되지 않도록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박한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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