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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26일 SK와 LG의 경기가 우천취소된 문학경기장. 갑자기 비명소리가 무차별적으로 들려온다. SK 라커룸의 한 켠에 위치한 샤워실에서였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 KIA전을 위해 광주로 이동하기 전, 샤워실에 자그마한 욕조 2개를 배치해달라고 구단에 부탁했다. 전신 아이싱을 하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욕실에 얼음을 가득채워 넣고 1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전신 아이싱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평양 감독 시절 겨울 오대산에 선수단을 모두 끌고 가 차가운 얼음물에 입수를 시킨 적이 있었다. 경기 후 터진 어깨 근처의 자그마한 모세혈관들을 회복하기 위해서 투수들이 어깨에 아이싱을 한다. 그 원리를 모든 신체에 적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대산의 에피소드를 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때 나는 먼저 들어가지 않았다. 선수들은 괜찮지만, 내가 들어가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던지며 "선수들이 모두 들어갔지만,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 그 이후 내가 들어갔었는데, 아프던 관절과 어깨가 4~5일 지나니까 전혀 아프지 않았다"고 그 효과를 말하기도 했다.
그는 "2군 샤워실에도 욕조를 두 개 설치했다. 그리고 투수들에게는 물 속에서 하루에 천 개씩 양손목 비틀기와 주먹쥐기를 지시했다. 손목 비틀기는 유연함을 더해 볼의 회전수를 많게 해주고, 주먹쥐기는 악력을 강화시켜 볼의 스피드를 향상시킨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주말 3연전 우천취소로 나흘을 쉬게 된다. 선수들이 풀어지면 안된다. 전신 아이싱은 신체회복 효과와 함께 결의를 다지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