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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용규는 '커트의 달인'이다.
이용규는 헛스윙을 가장 보기 힘든 타자이기도 하다. 25일 현재 헛스윙율이 불과 1.8%로 8개구단 타자 중 최저비율을 기록중이다. 이용규 외 어떤 타자도 1%대는 커녕 2%대 헛스윙율 조차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해 3.2%, 2009년 4.8%로 해가 거듭될수록 헛스윙이 줄고 있다.
점점 진화하고 있는 이용규의 '커트 신공'. 올시즌 이용규에게는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던걸까.
이용규는 배트를 주먹 1~2개쯤 폭만큼 배트 그립을 짧게 쥔다. '반토막 타법'이다. 정확하게 끊어서 컨택트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용규는 만족을 모른다. '정확도'를 높이기 타격폼을 더 컴팩트하게 바꿨다.
우선 팔의 발사위치가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는 발사위치 톱에서 배트 끝이 투수 쪽을 향했다. 하지만 올해는 발사위치 톱에서 배트 끝이 포수쪽을 향한다. 그만큼 스윙 출발이 빨라졌다.
이용규는 "볼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스윙 궤도도 변하면서 맞힐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빠른 대처와 히팅 포인트의 증가. '커트 신공'에 있어 핵심적 변화다.
발을 내딛는 방법도 바뀌었다. 이용규만의 독특한 '원형 스트라이드'가 반원 형태로 짧아졌다. 이용규는 지난해까지 오른 다리를 홈플레이트 위로 둥근 원을 그리듯 한바퀴 돌린 뒤 내딛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를 '반원' 형태로 줄였다. 지난해보다 오른발을 빨리 내딛어 찍어놓으니 투수공을 더 오래 볼 수 있다. 당연히 헛스윙이 줄고 커트가 늘 수 밖에 없다.
'적극적 파울'에 대한 확고한 철학
기술적인 면에서 파생되는 정신적인 측면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이용규는 "유인구에 헛스윙이 줄었고 그러다보니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타석에서 여유가 더 생겼다. 어지간한 공에 타이밍을 빼앗겨도 커트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한다.
파울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철학도 주목할만 하다. 이용규는 "몸쪽에 잘 붙은 공을 억지로 그라운드 안으로 보낸다는 생갭다는 오히려 강하게 때려 파울을 시킬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칠 수 있는 공(가운데 실투)이 들어오니까…"라고 말한다.
힘없이 배트를 던지는 '소극적 파울'이 아니다. 이용규는 "공을 끝까지 보되 툭 갖다 맞혀야 한다는 생갭다는 (배트를) 강하게 돌리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파울이 된다"고 설명한다. 어정쩡한 스윙은 허무한 내야 플라이나 투수 앞 땅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규만의 독특한 커트 철학.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적극적 파울' 속에 그만의 '커트 신공'이 완성단계를 향해 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