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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거포 유망주 모상기가 1군 무대에 대한 감흥을 밝혔다.
24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모상기에게 "직접 겪어보니, 굳이 경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1,2군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느꼈는가"라고 질문했다.
모상기는 "우선 호텔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1군 붙박이 선수에겐 우스운 얘기일 수 있지만, 오랜만에 2군을 벗어난 선수에겐 역시 원정 숙소의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1군은 서울 원정때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좋은 호텔을, 지방 원정경기때도 대체로 그 지역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호텔을 쓴다. 반면 2군은, 구단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말이 호텔이지 모텔 수준의 숙소가 대부분이다. 삼성만 해도 서울 원정때 1군은 강남 청담동의 호텔을 쓰는데, 2군은 건너편에 있는 '조금 좋은 모텔' 수준의 호텔에 묵는다.
경기력과 관련한 소감도 밝혔다. 모상기는 올해 2군에서 15홈런과 55타점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중이었다. 1군 투수들을 겪은 모상기의 설명이다.
"2군에선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타이밍에 맞춰서 기다리다가 배트를 세게 돌린다고 생각하고 쳤다. 잘 맞았다. 그런데 이번에 1군 올라와서 처음 대타로 나갔는데, 똑같은 타이밍으로 치려하니, 배트 내밀지도 못했는데 이미 공이 휙 지나가버렸다. 그 다음 경기때 더 빨리 휘두른다고 생각했는데도 겨우 맞고 뒤로 파울이 났다. 그게 1,2군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1군 투수들의 공끝이 확실히 2군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프로야구 지도자들은 "2군 타자가 1군에 오면 변화구와 직구 공끝 차이 때문에 고전한다"고 말한다.
모상기는 "주위에서 엄청난 관심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그런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류중일 감독은 "(앞으로 견제가 심해질텐데) 투수를 이겨내야 결국 좋은 타자로 살아남을 수 있다. 기회를 잡지 못하면 또 2군이다"라고 단언했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