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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리즈, 160km 직구를 던지지 않는 이유는?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6-23 12:07


LG 리즈가 긴팔을 이용해 공을 힘차게 뿌리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LG 외국인 투수 레마메스 리즈(28)는 입단때부터 광속구 투수로 유명세를 치렀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리포트엔 리즈의 패스트볼이 100마일(160km)로 표시돼 있었다. 오른손 정통파인 리즈는 큰 키(1m89)에 팔까지 길어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투수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리즈는 마이너리그시절 162km까지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으로 건너와서도 160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리즈는 지난 3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서 1회 첫 타자 강동우를 상대로 160km짜리 직구를 던졌다. 지난 2003년 엄정욱(SK)과 최대성(롯데)이 기록한 역대 최고 스피드인 158km를 갈아치웠다. 그런데 정규시즌에선 아직까지 한번도 160km의 광속구를 던지지 않고 있다. 158km까지가 최고였다.

리즈가 160km짜리 직구를 던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실구장에서 만난 리즈는 "160km를 던지지 않는 것은 한국 타자들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무리 160km짜리 직구라도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한국 타자들은 때려 내더라. 컨트롤이 되는 강속구를 던지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며 "그것보다는 스피드가 조금 떨어져도 낮게 컨트롤되는 공을 던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리즈는 올시즌 7개의 홈런을 맞았다. 이중엔 150km 후반대의 직구를 던지다 맞은 경우가 여러차례 있다. 특히 한화 강동우는 연습경기,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에서도 리즈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다.


이어 리즈는 "나는 선발 투수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야한다. 따라서 체력 안배를 잘 해야한다. 강속구를 많이 던지면 아무래도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리즈는 지금까지 5승6패로 또다른 외국인 투수 주키치(5승3패)와 함께 10승을 합작했다.

한국 프로 무대에 어느정도 적응한 리즈는 한국 타자들의 커트 능력에 대해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리즈는 "커트 능력은 아마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KIA 이용규를 거론하며 "정말 골치 아픈 타자"라며 입꼬리를 내렸다. 리즈는 "지난번 대결(6월10일 군산)에서 15번 타자(이용규)가 내 공을 10개 넘게 커트를 하더라. 나중엔 속으로 '그냥 한가운데 던져 줄테니 얼른 치고 나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리즈는 "계속 배우고 있다. 앞으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160km도 한번 기대해 봐라"며 선한 미소를 뒤로 한채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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