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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이 두렵지만 약점이 많은 타자. 롯데 시절 가르시아와 지난해까지 KIA 나지완이 꼭 그랬다.
극단적 풀히터, 밀어치기에 눈뜨다
가르시아와 나지완은 극단적 풀히터였다. 힘으로 무리하게 당겨치다보니 범타가 많았다. 작년까지 가르시아가 타석에 서면 수비진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가르시아 시프트'가 있을 정도였다.
부상에서 복귀 이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나지완의 밀어치기 역시 주목할만 하다. 복귀 후 2개의 홈런 모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14일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뽑아낸 3점 홈런은 툭 밀어서 넘긴 타구였다. 18일 한화전에서도 배영수의 볼을 밀어서 우월 쓰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12일 복귀 이후 7경기에서 26타수14안타(0.538), 2홈런, 14타점. 14안타가 좌-중-우로 골고루 퍼져있다는 점은 매커니즘 변화의 측면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나지완 본인도 "지난해까지는 밀어친 홈런이 거의 없었다"고 증언했다.
'강점 강화' 가르시아, '약점 보완' 나지완
두 선수의 상승세 비결은 조금 다르다. 가르시아가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면, 나지완은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가르시아는 한대화 감독의 지지 속에 여전히 힘있는 풀스윙을 하고 있다. 다만 바깥쪽 낮은볼 유인구에 조심하는 정도 뿐이다. 때문에 욕심을 내고 자칫 방심할 경우 지난해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집중 견제가 쏟아질 앞으로의 승부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나지완은 메커니즘을 바꿔 약점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앞으로 차면서 크게 들었던 왼다리를 조금만 들고 920g의 무거운 배트를 들고 나와 자연스러운 스윙 궤적에서 발생하는 헤드 무게를 이용해 타격을 한다. 나지완은 "왼다리는 타이밍을 잡기 위해 형식적으로 드는 정도다. 오픈한 왼쪽 다리가 홈플레이트 쪽으로 들어가지만 어깨가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리하게 힘을 가하는 대신 가벼운 스윙 밸런스로 중심에 툭툭 갖다 맞히고 있다는 이야기다. 나지완은 "타이밍 싸움의 여유가 생겼다. 투스라이크 이후에도 급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나지완은 복귀 후 30타석에서 딱 2개의 삼진만을 기록했다.
절실함이 변화를 부르다
정신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한국형 용병 가르시아는 한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다. 하지만 롯데의 마운드 보강 방침에 밀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멕시코로 돌아갔다. 애타는 한국 복귀 열망에 손을 내밀어준 구단이 한화였다. 마음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아내 데니스는 둘째아이를 임신중이다.
나지완 역시 올시즌 성공 욕구가 누구 못지 않게 크다. 2009 한국시리즈 영웅이었지만 지난해 대표팀 발탁에 실패하면서 더욱 절치부심했다. 조범현 감독의 권유로 군 입대를 미루면서 겨우내 이건열 타격코치와 매커니즘을 연구하며 칼을 갈았다.
두 거포의 벼랑 끝 승부수. 진짜 성공 여부의 시작은 집중 견제와 무더위가 쏟아질 지금부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