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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그때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약 40동안 티타임을 가진 김 전감독은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언제부터인가 승부의 세계를 떠나 한 발 물러난 입장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며 "일단 미국에 가면 이곳저곳 편안한 기분으로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할 것이다. 마음의 짐을 얼른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야구를 완전히 잊겠다는 뜻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으로 26년 동안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왔다"며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미국 메이저리그도 보고 추신수 경기도 보고 그러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사령탑으로 7시즌 반을 지휘한 두산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김 전감독은 "감독으로서 두산 선수들에게 그동안 정을 못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 팬들도 우승을 참 바랐고, 우승 전력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내가 못나서 결국 하지 못했다"면서 "언제가 될지 어느 팀이 될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감독은 "여러분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 사실 안좋은 모습으로 물러나 이런저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프로는 변명이 없다. 선수들에게 늘 강조했지만, 프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다음에 돌아올 때는 더욱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 전감독은 두산을 이끌며 7년 연속 시즌 최종 승률 5할을 넘겼고, 통산 512승16무432패(승률 0.542)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 6차례 진출해 3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인천공항=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