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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홍성흔의 숨은 희생, 연패 끊은 원동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6-20 12:32



롯데가 연패를 끊으며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데는 주장 홍성흔의 숨은 희생이 있었다.

18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롯데 덕아웃. 훈련 중이던 이대호가 갑자기 이진오 수석트레이너를 찾았다. 전날 경기 도중 덕아웃 바닥 패인 부분에 발목을 접질려 수비로 나서기 힘들 것 같다는 보고를 했다. 발이 접질리는 순간 빠른 대응으로 큰 부상을 막긴 했지만 오른 발목이 원래 좋지 않았다는 점이 걸렸다. 그렇다고 팀의 중심타자인 이대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뺄 수도 없었다. 이대호 본인도 방망이는 꼭 치겠다며 투혼을 불살랐다.

그렇게 선발 라인업이 갑자게 바뀌게 됐다.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출전함에 따라 홍성흔이 라인업에서 빠지게 됐다. 경기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다가 이 소식을 전해들은 홍성흔. 팀의 간판선수로서 힘이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홍성흔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경기 중 언제, 어느 상황에서 투입될지 모르기 때문에 선발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정해진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홍성흔은 19일 경기에서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홍성흔을 뺄 수 없어 고민이던 양승호 감독의 고민을 알았는지 자신이 직접 좌익수로 출전하겠다고 자원했다. 최근 시즌 초반 수비부담으로 흐트러졌던 타격감을 추스르며 제 모습을 찾던 홍성흔이었다. 게다가 이날 경기가 열린 목동구장은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홍성흔은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는 정신을 몸소 보여줬다.

홍성흔은 이날 경기에서 팀이 7-4로 역전을 하자 5회말 수비강화를 위해 이승화와 교체됐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덕아웃에서 가장 크게 박수를 치며 후배들을 독려한 선수가 홍성흔이었다. 이날 경기 승리의 숨은 공신, 바로 '캡틴' 홍성흔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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