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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가코, 결국 13일 오후 2군행 확정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6-13 19:07 | 최종수정 2011-06-13 19:07


삼성 라이언 가코가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가코에 대한 믿음만으로 계속 기다리기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 가코가 지난달 말 SK와 홈게임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삼성 외국인타자 라이언 가코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개막후 58게임에서 이렇다할 강점을 보여주지 못한 가코가 13일 오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장 퇴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2군에서 훈련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용병 타자의 2군행은 대부분 퇴출로 연결돼온 게 현실이다.

'나믿가믿'이란 유행어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았던 용병이다. 전지훈련때 류중일 감독이 방송사 인터뷰에서 "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라고 말한 것에서 나온 조어였다. 류 감독은 오키나와에서 시즌 100타점 여부를 놓고 가코와 서로 부인에게 선물을 하자는 내기를 걸기도 했다. 홈런에 부담갖지 말고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달라는 배려였다.

이 정도면 상당히 오래 믿어준 셈이다. 가코는 58경기서 220타석에 들어섰는데 단 1홈런만을 기록중이다. 타율은 2할4푼3리. 안타 46개 가운데 2루타가 8개다. 장타율 3할2리는 전혀 외국인타자답지 못하다. 타점도 28개 뿐이다. 득점권 타율이 2할8푼1리다. 그런데 팀내 최다인 12개의 병살타를 쳤다.

진작부터 가코의 존재감이 미미해졌지만, 류 감독은 어떻게든 기회를 주려 했다. 한국 무대가 낯선 가코가 혹시라도 어느 순간 제 기량을 찾을지 모른다는 희망이었다. 또한 구단 입장을 배려하는 의미도 있었다.

12일 목동 넥센전이 가코의 현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날 첫 두타석에서 삼진에 그쳤고, 5회 찬스 상황에서 세번째 타석이 돌아오자 대타 이영욱과 교체됐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이날 가코가 끝까지 타순을 지켰다면 삼성의 9회초 역전극은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가코가 2군에 가도 삼성은 '예비군'이 충분히 있다. 시범경기때 왼손 엄지 골절상을 당한 강봉규가 최근부터 2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채태인과 조동찬도 5, 6일 전부터 2군 경기를 뛰고 있다. 오히려 용병 보다 이들에게 훨씬 믿음이 가는 게 현실이다.

최악의 경우 가코가 퇴출된다 하더라도 삼성은 대체용병 없이 시즌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시즌중에 쓸만한 선수를 미국 팀으로부터 빼온다는 게 쉽지 않다. 타자 용병은 어렵다는 게 입증됐고, 현 상황에서 삼성에 투수 용병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가코는 열정적이고 성실한 매너 덕분에 팀내에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역시 용병은 성적이 중요하다. 삼성 관계자들은 "못된 성격이라도 펑펑 쳐주면 좋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하곤 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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