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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국인타자 라이언 가코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이 정도면 상당히 오래 믿어준 셈이다. 가코는 58경기서 220타석에 들어섰는데 단 1홈런만을 기록중이다. 타율은 2할4푼3리. 안타 46개 가운데 2루타가 8개다. 장타율 3할2리는 전혀 외국인타자답지 못하다. 타점도 28개 뿐이다. 득점권 타율이 2할8푼1리다. 그런데 팀내 최다인 12개의 병살타를 쳤다.
진작부터 가코의 존재감이 미미해졌지만, 류 감독은 어떻게든 기회를 주려 했다. 한국 무대가 낯선 가코가 혹시라도 어느 순간 제 기량을 찾을지 모른다는 희망이었다. 또한 구단 입장을 배려하는 의미도 있었다.
가코가 2군에 가도 삼성은 '예비군'이 충분히 있다. 시범경기때 왼손 엄지 골절상을 당한 강봉규가 최근부터 2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채태인과 조동찬도 5, 6일 전부터 2군 경기를 뛰고 있다. 오히려 용병 보다 이들에게 훨씬 믿음이 가는 게 현실이다.
최악의 경우 가코가 퇴출된다 하더라도 삼성은 대체용병 없이 시즌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시즌중에 쓸만한 선수를 미국 팀으로부터 빼온다는 게 쉽지 않다. 타자 용병은 어렵다는 게 입증됐고, 현 상황에서 삼성에 투수 용병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가코는 열정적이고 성실한 매너 덕분에 팀내에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역시 용병은 성적이 중요하다. 삼성 관계자들은 "못된 성격이라도 펑펑 쳐주면 좋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하곤 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