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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참패가 남긴 역학관계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6-13 13:19 | 최종수정 2011-06-13 13:19


롯데가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경기에서 17대2로 대승을 거뒀다.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며 21안타를 치며 17 득점한 롯데가 한화에 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롯데 선수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1.6.12

"어차피 1패인데요. 뭐."

한화 구단 관계자는 애써 담담하려고 했다.

12일 롯데전에서 올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21안타)에 최다 점수차(2대17)로 패한 뒤였다.

이날 속수무책으로 주저앉는 모습에 눈물을 흘린 한화 팬들도 있었다. 당하는 선수들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러니 구단 입장에서는 참패에 별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애쓸 수 밖에 없다. 야구판에서 "0대1로 지나, 0대10으로 지나 똑같은 1패"라는 농담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겉으로 태연하면 할 수록 속으론 그 만큼 울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야구에서 보기 힘든 점수차로 패했을 경우 심리적 충격은 단순한 1패 이상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올시즌 10점 이상차 참패의 추억을 되짚어 본 결과다. 참패와 대승은 전화위복이 되기도, 자만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크게 맞고 정신차린다


전화위복의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이번에 롯데에 크게 당한 한화가 바로 그랬다. 한화는 지난달 22일 KIA전에서 1대13으로 이미 참패를 경험했다. 5월 들어 부쩍 힘을 내면서 올시즌 팀 최다 4연승을 달리고 있던 터라 대패의 상처는 더 컸을 법했다.

하지만 한화는 이틀 뒤 열린 SK전에서 올시즌 6연패 끝에 첫 승리를 챙기며 분위기를 추스르더니 SK전 이후 3회 연속 위닝시리즈를 작성하며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그도 그럴것이 한화는 KIA전 참패 이전까지 16승1무24패로 4할의 승률을 보였지만 참패 이후 12일 롯데전까지 9승9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기록했다. 팀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참패가 오히려 약이 됐던 셈이다. LG도 비슷한 경우다. LG는 지난달 17일 KIA에 0대11로 패한 적이 있다. 이전까지 LG의 승률은 5할8푼3리(21승15패). 하지만 대패를 한 이후 승률을 5할9푼1리(13승9패)로 끌어올리면서 2위를 계속 유지, 참패의 후유증에 별로 시달리지 않았다.

대승을 해도 그다지…

남의 눈에 참패의 피눈물 흘리게 하고 나서 마음은 썩 편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참패를 안긴 팀이 여세를 몰아 계속 잘나갔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지난 4월 27일 두산에 0대11 패배를 안긴 삼성의 경우가 그렇다. 삼성은 두산전을 전후해 승률 5할2푼6리(10승9패)에서 5할8푼3리(21승2무15패)로 향상되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순위는 공동 3위였다가 LG와 KIA의 약진에 밀려 현재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승을 두 차례 기록한 KIA은 울다가 웃은 케이스다. KIA는 지난달 17일 LG전 대승에 이어 이튿날까지 2연승을 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이후 3연패에 빠졌다. 3연패는 KIA의 올시즌 최다연패 타이기록. 같은달 22일 한화전 대승으로 연패에서 탈출한 KIA는 지금까지 15승4패, 대승효과를 비로소 챙겼다.

두산, 예외도 있다

두산은 참패를 생각하면 더 속이 쓰린다. 지난 4월 27일 올시즌 최다 5연승의 휘파람을 불다가 삼성에 0대11로 덜미를 잡히더니 이후 깊은 수렁에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 이전까지 두산은 승률 7할6리(12승1무5패)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순위도 SK에 이어 부동의 2위였다. 하지만 삼성전 대패 이후 승률은 11승1무26패로 급전직하했다. 이 때의 승률 2할9푼7리는 8개 구단중 최저. 13일 현재 2위에에서 7위로 떨어진 것도 삼성전 이후 두드러진 하락세 때문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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