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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판도, 이(李)의 전쟁이 뜨겁다.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하는 3이(李)의 활약상
이대호는 파워와 정확도를 두루 갖춘 명실상부한 최고 타자다. 지난 시즌 전무후무한 7관왕으로 '최고'임을 입증한 그는 올시즌 역시 독식을 노리고 있다. 11일 현재 홈런(16), 타점(53), 장타율(0.654), 최다안타(76) 등 4개 부문 선두. 타율(0.371)과 출루율(0.461) 부문도 선두 이병규, 이용규에 각각 1리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여름 승부 여하에 따라 지난해에 이은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 석권도 가시권이다.
이범호 역시 홈런 2위(12), 타점 2위(50), 출루율 3위(0.437), 장타율 3위(0.539), 득점 4위(37), 타율 9위(0.306), 최다안타 8위(59)로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찬스에 특히 강해 이대호의 가장 강력한 타점왕 경쟁자로 꼽힌다.
최고 타자 이대호는 에이스 킬러
이대호는 자타공인 검증된 최고타자다. 타격만 놓고 보면 모든 기준이 이대호에 맞춰져 있을 정도다.
약점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좋은 타자의 기준인 선구안, 컨택트 능력, 파워, 클러치 능력, 노림수가 거의 만점에 가깝다. 이대호의 괴력은 유연성에서 나온다.
본지 해설을 맡고 있는 MBC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유연성이 좋아 어떤 투수의 어떤 구종이든 자신의 히팅포인트에서 완벽한 스윙으로 파워히팅을 한다"고 평가한다. 실제 이대호는 최고 타자답게 올시즌 상대 에이스 킬러로 군림하고 있다. 올시즌 최고 선발 3총사로 꼽히는 한화 류현진, KIA 윤석민, LG 박현준이 모두 이대호에게 당했다. 한화 류현진을 상대로 7타수3안타(0.429) 2홈런, 5타점, KIA 윤석민을 상대로는 3타수3안타 1홈런, 2타점, 박현준을 상대로 7타수3안타(0.429) 2타점을 기록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SK 불펜의 핵 정우람과 이승호에게 각각 1타수1안타 1홈런, 2타점, 히어로즈 송신영에게도 홈런을 뽑아냈다. 두산 니퍼트(0.500, 2타점), 임태훈(0.667, 1홈런, 2타점), 삼성 카도쿠라(0.500, 2타점), 오승환(0.333)도 이대호를 상대로는 비교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일본 유턴파' 이병규의 컨택트와 이범호의 노림수
'일본파' 이병규와 이범호는 이대호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이병규는 복귀 첫해인 지난해 다소 고전했다. 2007년~2009년까지 3년간 공백으로 상대 투수들에 대한 생소함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새로 재편된 상대 투수들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는 뜻이다.
이병규의 최대 장점은 컨택트 능력에 있다. 코스와 구종을 가리지 않고 어떤 공이든 중심에 맞혀낼 수 있는 프로야구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원바운드 볼도 안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농담 섞인 평가를 받을 정도. 이대호가 정교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상대 투수의 공을 자신의 히팅포인트존으로 유도해 풀스윙을 한다면, 이병규는 반대로 상대 투수가 던지는 어떤 공이든 맞힐 수 있는 가능성으로 상대 투수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은 파워배팅을 구사하고, 빠지는 공은 탁월한 배트 컨트롤 각도를 바꿔가며 툭 갖다맞혀 힘들이지 않고 안타를 뽑아낸다.
이범호는 이들 셋 중 노림수가 가장 뛰어난 타자로 꼽힌다. 경기 흐름에 따라 상대 배터리의 승부구를 예측해 자신있는 스윙을 한다. 중요한 찬스에서 승부를 가르는 장타를 많이 터뜨리는 비결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모든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투수에 비해 타자는 상대 투수와의 승부에만 집중한다.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와 이를 놓치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타자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범호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이순철 위원은 "이병규와 이범호 모두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볼배합을 경험한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볼카운트 승부에서 정교함이 떨어지는 국내 투수들을 상대로 자신감과 여유의 차이가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일본 유턴파의 상승세를 분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