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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아주 단순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지난해를 뛰어넘다
작년 6월11일 현재 카도쿠라는 SK에서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13경기(선발 11경기)에 등판, 8승(1구원승 포함)3패, 방어율 2.53을 기록중이었다. 무릎 부상이 생기면서 후반기에 부진했지만, 이 시점의 카도쿠라는 20승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탁월한 방향성
앞으로 카도쿠라 등판때 전광판 밑에서 망원으로 카도쿠라의 투구 뒷모습을 잡는 중계 화면을 한번쯤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삼성 김현욱 코치에게 "대체 카도쿠라가 다른 투수와 다른 것이 뭔가"라고 질문했다. 김 코치는 "카도쿠라가 던질 때 바로 뒤에서 지켜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카도쿠라는 모든 공을 던질 때 몸이 포수를 향해 정면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니 제구력도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대구에서 카도쿠라의 불펜피칭때 바로 뒤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실제 카도쿠라의 몸 중심과 포수가 앉아있는 방향이 일직선을 이루고 있었다. 바로 이렇게 던져야 어깨와 팔꿈치, 손목이 순차적으로 움직이며 공에 최대한의 위력을 집어넣을 수 있다.
많은 젊은 투수들이 피칭때 몸이 한쪽으로 약간 기운다. 몸이 기울면 어깨가 늦게 나오는 느낌을 갖게 되고, 이걸 만회하기 위해 급하게 손목으로만 방향을 컨트롤하게 된다. 이리 되면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력도 나빠진다는 얘기였다.
부드러운 팔 회전
또한 카도쿠라는 팔 회전이 부드럽다. 크게 힘 들이지 않고 툭툭 던지는 것 같은데도 공의 회전력이 좋다는 게 삼성 투수들의 공통된 평가다. 만 38세임에도 꾸준하게 이닝을 책임지는 원동력이다.
무엇보다 늘 노력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삼성 선발진에서 차우찬과 카도쿠라만이 5일 휴식후 6일째 등판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카도쿠라는 "4일 쉬고 5일째 등판이 좋다"고 말한다. 좋은 성적을 낸 뒤에도 변함없이 불펜피칭을 통해 폼을 교정하고 구위를 체크하는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에, 카도쿠라는 많이 던지는 걸 결코 꺼리지 않는다.
삼성에서 방어율 타이틀을 차지한 마지막 투수는 2002년의 용병 엘비라였다. 당시 방어율 2.50. 이번엔 카도쿠라가 도전하고 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