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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이 손아섭 보다 덜 맞은 이유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6-09 21:19


롯데 손아섭이 6회에 2점홈런을 친 뒤 먼저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황재균으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잠시후 손아섭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계속 머리를 두들겨맞는 '구타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됐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역시 베테랑은 다르다.

롯데 홍성흔이 '홈런 치고 머리 덜 맞는'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 반면, 아직 경험이 적은 손아섭은 요령 부족으로 계속 맞기만 했다.

홍성흔이 9일 대구 삼성전 3회에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덕아웃으로 돌아온 홍성흔은 양승호 감독의 축하를 받은 뒤 줄지어 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 시점엔 선후배가 없다. 후배들도 홈런 친 선배의 머리를 툭툭 대놓고 칠 수 있다. 어차피 헬멧 위로 때리는 것이라 용납된다. 하지만 맞는 사람 입장에선 꽤 아프고 충격이 있다. 때때로 이 장면에서 세게 때렸다가 홈런 친 타자가 째려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홍성흔도 이날 두세대 맞았다. 하지만 잠시후 홍성흔의 경험이 돋보였다. 동료들이 계속 머리를 내리칠 기세를 보이자, 홍성흔은 곧바로 헬멧을 벗어 손에 들었다. 축하의 '구타 세리머니'는 곧바로 멈췄다. 아무리 축하한다 해도 맨 머리를 때리지는 못한다. 이날 홈런이 홍성흔에겐 올시즌 2호째였다. 과거에 많이 쳐봤으니 어떻게 하면 덜 맞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홍성흔이었다.

반면 손아섭은 주구장창 맞았다. 6회에 2점홈런을 쳤을 때였다. 덕아웃에 돌아온 뒤 손아섭이 먼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고, 주자였던 황재균이 뒤따라갔다. 황재균은 한 손으로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앞서 걸어가는 손아섭의 머리를 계속 때렸다. 요령 부족의 손아섭은 계속 맞을 수밖에 없었다. 홍성흔 사례를 눈여겨봤더라면 덜 맞았을텐데 말이다.

이날 황재균의 '테러 세리머니' 장면이 TV 중계화면을 통해 계속 노출됐다. 심지어 황재균은 이날 밤 9시 전후로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앞으로 홈런 치고 나면 처음부터 헬멧을 옆구리에 끼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게 '머리 건강'에 좋을 것 같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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