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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사상 유례 없는 7관왕에 오른 '개인 타이틀계의 SK' 이대호(롯데)가 LG, KIA 선수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양상. 난공불락일 것만 같은 이대호를 둘러싼 '엘롯기' 개인타이틀 경쟁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하며 관중 폭발을 이끌고 있다.
타격 타이틀 판도를 주도하는 '엘롯기' 경쟁
롯데 이대호의 독주 움직임을 KIA 이용규 이범호, LG 이병규 박용택이 막아서는 형국이다.
올시즌도 이대호는 타격 부문의 중심이다.
시즌 초반 서서히 예열하던 그의 방망이는 지난달 25일 사직 삼성전에서 1경기 3개의 홈런포를 시작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 10경기에서 38타수19안타(0.500)에 7홈런, 15타점을 몰아치며 타율, 홈런, 타점, 안타, 출루율 등 5개 부문에서 선두로 치고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같은 전 부문 독주는 쉽지 않을 전망. LG와 KIA의 새 도전자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타율(0.372)과 출루율(0.471)에서는 이용규(0.370, 0.467)가 근거리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용규는 빠른 발과 끈질긴 승부로 타율과 출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타점(47)은 KIA의 '뉴 해결사' 이범호(46)가 1개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최다안타(68)는 LG 듀오 이병규(66) 박용택(64)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 득점 부문에서 이대호는 36득점으로 1위 박용택(39)을 3개차로 추격중이다. 이대호의 바로 아래에는 이범호(35)가 있다.
무더위 레이스와 팀 동료 동반 활약이 변수
올시즌 팀 순위와 개인 타이틀 싸움은 어딘가 닮아있다. 7관왕 이대호와 지난해 우승팀 SK이 나란히 지난해와 다른 뉴 페이스들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 선두 SK를 1경기 차로 추격중인 KIA, LG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팀들. 이대호를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이병규 박용택 이용규 이범호 등은 지난해 타이틀 경쟁자는 아니었다.
아직 시즌 40%도 소화하지 못한 시점. 갈 길이 멀다. 진짜 승부는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 레이스가 펼쳐질 지금부터다. 부상과 체력 등 페이스 조절 여부에 따라 타이틀 판도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또 한가지 주요 변수는 팀 동료의 '지원 사격'이다.
지난해 시즌 막판 불의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롯데 홍성흔은 이대호와 한지붕 경쟁을 펼치며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무서운 5번으로 이대호 뒤를 차단하며 상대 투수의 정면 승부를 유도했다. 이대호로선 올시즌 역시 추격자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홍성흔 조성환 강민호 등의 동료들의 엄호가 절실한 상황.
타점왕 경쟁자 이범호 역시 이용규 김선빈 등 최강 테이블세터의 변함 없는 활약과 'C-K포' 최희섭 김상현의 동반 폭발이 필요하다. 이병규 박용택 역시 이대형 이택근 조인성 등 앞뒤 타자들의 동반 활약 여부에 따라 견제 분산 효과가 좌우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