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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상위권 순위 판도에 있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승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 2위 LG→1위 SK를 상대로 한 5연승 행진. 8위 넥센(3승)→5위 롯데(2승1패)→2위 LG(2승1패)→1위 SK(3승)로 계단을 밟듯 차근차근 올라가며 4연속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해태 시절부터 KIA는 '날 더워지면 잘 한다'는 의미로 '여름 타이거즈'로 불리는 KIA. 만약 유리한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KIA는 '최강' SK를 위협할 가장 무서운 상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가을야구에 진출하는게 문제지 일단 올라가는 순간 무서운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KIA의 '가을 야구' 잠재력이 무서운 이유를 살펴본다.
'불펜은 옵션?' 트랜스포머 선발진
단기전 승부는 보통 마운드 싸움에서 갈린다. 특히 1~3선발과 불펜의 힘이 중요하다. KIA는 선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하다. 하지만 이는 정규 시즌의 문제다. 단기전에 돌입할 경우 양상은 조금 달라진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출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KIA의 원-투 펀치 윤석민과 로페즈를 비롯, 트레비스와 서재응까지 무려 4명은 언제든 불펜 출격이 가능하다.
5일 SK전에서 윤석민에 이어 깜짝 등판한 로페즈가 9회를 틀어 막고 2대1 박빙의 승리를 지켜내는 장면은 포스트시즌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단기전 공포증이 없다
2007년 이후 최강 팀으로 자리매김한 SK는 최근 4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딱 한번 졌다. 상대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KIA였다. 해태 시절부터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는 동안 타이거즈는 단 한차례도 최종 무대에서 패한 적이 없다.
반면, 두산과 삼성은 그동안 단기전에서 한차례 이상 SK의 희생양이 됐다. 현재 뛰고 있는 주축 멤버들에게 'SK 컴플렉스'가 없는 팀이 바로 KIA다. 최악의 시즌이던 지난해 KIA는 SK에게 5승14패로 철저히 눌렸지만 정규 시즌과 단기전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신-구, 외부-토착의 조화
KIA는 올시즌 가장 용병 농사를 잘 지은 팀으로 꼽힌다. 로페즈-트레비스는 안정감 측면에서 8개구단 최강 조합의 용병 투수로 평가받는다. 윤석민 양현종 서재응 등 토종 선발과 조화를 이루며 선발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타선에서도 이범호를 외부 수혈하며 기존의 이용규 김선빈 등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2009년 우승 주역인 'C-K포' 최희섭 김상현이 정상 가동될 경우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신-구 조화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베테랑 유동훈은 청년 손영민 곽정철, 신예 심동섭 등과 함께 불펜을 이끌고 있다. 타선에서도 최고참 이종범이 고비마다 실타래를 풀어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배가 시키고 있다. 김상훈 최희섭 김상현 김원섭 이용규 이현곤 등 2009년 우승 주역들이 겨우내 '지옥훈련'을 거치며 성장궤도에 오른 김선빈 신종길 최훈락 김주형 등 신예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