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은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 중월 2점 홈런을 날렸다. 지난 5월15일 부산 롯데전 이후 18일 만에 나온 시즌 5호포. 김상현의 장타력이 살아나면 KIA도 6월 고비를 편안하게 넘을 수 있게 된다. 잠실=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6.02
지난 5월15일 부산 롯데전 이후 18일 만에 터져나온 홈런. 그러나 2일 잠실 LG전에서 6-0으로 앞선 9회초 쐐기 투런포를 날린 뒤 더그아웃으로 온 KIA 김상현(31)은 활짝 웃지 않았다. 너무 오랜만에 나온 홈런이 낯선 듯 했다. 하지만, 조범현 KIA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생각은 다르다. 모처럼 터진 김상현의 홈런이 앞으로 KIA의 6월 행보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에 부풀어있다.
김상현이 살아나면 득점력은 배가 된다.
KIA는 지난 5월에 14승11패를 기록하며 월간 승률 4위(0.560)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덕분에 5월 초 6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도 한달 새 단독 3위까지 끌어올렸다. 정작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할 4·5번 타자들이 부상과 컨디션 저하 여파로 정작 이같은 상승무드에는 힘을 보태지 못했다. 4번 최희섭은 5월에 겨우 12경기에 나와 2할7푼7리(47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고, 5번 김상현도 17경기에 출전해 2할6푼2리(61타수 16안타) 2홈런 12타점을 올렸다. 3번 이범호가 같은 기간, 24경기에서 2할8푼6리(77타수 22안타) 6홈런 17타점으로 활약한 것에 비하면 4·5번 타순은 팀의 상승세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볼수 있다.
그런 상황에 허리통증으로 인한 열흘 간의 공백을 딛고 돌아온 김상현이 1군경기 세 번째 출전에서 홈런을 뽑아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상현은 1군 복귀경기였던 지난 5월31일 잠실 LG전에서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3일에도 홈런 포함 2개의 안타를 쳤다. 타격페이스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 'L·C·K'포의 뒷문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현의 타격감이 오를 수록 KIA 중심타선의 시너지 효과는 클 수 밖에 없다.
2010년 6월의 KIA와 김상현
3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는 KIA로서는 6월의 성적표가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KIA는 지난해 6월에 극도의 부진을 경험했다. 한 달간 9승17패로 월간 승률 7위에 머물렀는데, 결국 이 여파로 인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공교롭게도 김상현 역시 지난해 6월 성적표가 볼품없다. 지난해 6월의 김상현은 17경기에 나와 타율 2할1푼7리(46타수10안타) 3홈런 6타점에 그쳤다. 그해 5월 11일 받은 왼쪽 무릎 수술의 여파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KIA는 중심타자 김상현의 공백과 부진으로 인해 상위권 도약의 추진력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김상현은 올 6월을 더욱 벼르고 있다. 홈런 갯수보다는 일단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된 만큼 20경기 이상에 출전해 두 자릿수 타점을 올린다면 KIA 역시 지난해 겪었던 '6월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상현은 2009년 6월에 타율 2할5푼,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최소한 이 정도 성적 이상은 해야 팀의 중심으로서 체면이 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