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6위 춘추전국시대, 관중들은 열광한다.
올해 프로야구 초반 판도는 '절대 강자가 없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지난해 우승팀 SK도 비록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과거의 압도적인 위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투타의 조직력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지난 시즌까지에 비하면 미묘하게 허점이 드러난다. 때문에 SK와 만나는 팀들은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자세로 달라붙고 있다.
결국, 1위 SK가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후발 주자들도 꾸준한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LG는 올시즌 완연히 달라진 팀 분위기를 앞세워 춘추전국시대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명의 외국인 선발 주키치와 리즈가 제 몫을 해준데다 이병규 박용택 조인성 등 간판 타자들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한 덕분. 삼성이나 KIA 롯데 역시 시즌 초반 흔들리던 전력을 재정비해 최근에는 안정적인 투타 균형을 이어가는 중이다. 두산도 선수단 외부의 악재를 딛고, 최근 2연승으로 회복 기미를 보인다.
치열한 순위다툼, 관중들은 열광한다.
순위싸움이 치열할수록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의 피는 바짝 말라간다. 그러나 팬들은 모처럼의 '야구 춘추전국시대'를 열광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중하위권에 있더라도 2~3연승만 하면 언제든 상위권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관중동원 수치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6월1일 현재 시점으로 올 시즌 총관중은 252만519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4만3235명)에 비해 약 8% 증가해 평균적으로 경기당 1000명(2010년 1만2268명→2011년 1만3221명)의 관중이 더 입장했다. 관중수입은 무려 173억488만5600원에서 208억8611만7200원으로 21%나 늘었다. 치열한 순위경쟁이 흥행 대폭발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짐작키 어렵다. 체력이 떨어지는 6~7월의 고비를 어떻게 대비하고 넘느냐에 따라 경쟁에서 이탈하는 팀은 분명히 나온다. 그러나 순위싸움의 혼전양상이 시즌 중반까지 이어진다면 KBO의 660만 관중 동원 목표도 어려운 게 아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