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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특급투수가 되기위한 불펜피칭법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3-02 11:19


필자는 미국에서 훈련을 하는 넥센을 제외한 7구단과 박찬호와 이승엽이 뛰는 오릭스의 스프링캠프를 취재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 두가지 있었다. 그것은 류현진(한화)과 박찬호의 불펜 피칭이다.

류현진의 경우 타자의 위치에서 보면 왼손이 공을 놓는 순간까지 몸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아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운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박찬호는 볼 하나하나에 코스나 회전을 의식하는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이 둘은 특급 투수다. 그럼 어떻게 하면 특급 투수가 될 수 있을까. 불펜피칭에 있어서 그 과정을 생각해 보았다.

SK의 한 보조 포수는 특급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의 차이를 이렇게 말한다. "프로인만큼 컨트롤이 나쁜 투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빠른 볼만 던지고, 왜 그 볼을 던지는지 생각하지 않는 투수는 있습니다. 그런 차이가 아닐까요."

불펜피칭에 대해서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일본과 달리 학생시절에는 코치가 시키는 훈련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각자 느껴야 합니다. 그렇게 의식을 바꿀 때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럼 투수가 가져야 할 '자각'이란 무엇인가. LG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를 하고 있는 전 메이저리거 사사키 가즈히로씨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빠른 직구를 던질 수 없기 때문에 자기의 승부구 하나만을 인식하는게 중요합니다. 제 같은 경우 포크볼이었지만 커브나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뭐든지 좋습니다. 그 볼을 연마하고 그것을 살리기 위해서 그 전에 어떻게 볼 카운트를 잡고 어느 코스에 던질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투수가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SK 최일언 투수코치는 벤치 마킹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좌완 박희수라면 같은 좌완인 시모야나기 쓰요시(한신)의 완급조절을 참고로 해야 겠지요."

살아있는 교과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삼성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도 역설한다. "작년까지는 내가 불펜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설명해도 선수들이 좀처럼 이해를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그것을 카도쿠라가 실천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플러스가 되겠지요."

스프링캠프 기간중 투수들은 불펜으로 1000~2000개의 공을 던진다. 그것을 단순한 반복 작업이라고 생각하는가, 자각을 가지고 던지는가에 따라서 그 효과는 달라진다. 전지훈련지의 불펜피칭에는 특급 투수가 되기 위한 숨은 계단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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