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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일본대표 에노키다, 한국타자 상대 힘들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0-12-06 09:41 | 최종수정 2010-12-06 10:35


지난달에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 아쉽게도 야구 한일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일본 대표팀은 아마추어 선수만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그런데 현지에서 취재하던 한국기자들이 유일하게 이름을 기억한 일본선수가 있다. 좌완투수 에노키다 다이키다. 이번 일본대표팀은 아마추어중에서도 베스트멤버가 아니었지만, 에노키다는 한신에서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아 많은 주목을 끌었다.

에노키다는 예선 A조 1위를 차지한 중국전에 선발등판해서 5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에노키다는 한국-파키스탄전을 지켜봤다. 일본이 결승전에 진출했을 경우 선발등판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노키다는 그 때 한국대표팀을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지난주 필자는 에노키다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에노키다는 인상에 남는 선수로 추신수의 이름을 거론했다. "김태균이나 이대호에 비하면 몸이 크지 않습니다만 팔이 굵어서 파워를 느꼈습니다. 낮은 볼을 잡아당겨 우익수쪽으로 날린 홈런은 파울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한 자기 타격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습니다. 역시 메이저리거더군요."

에노키다는 그 경기 관전 뒤 머릿속으로 한국타자와의 대결을 그려봤다고 한다. 그 내용을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이미지 대결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타자를 막아내는 것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국타자는 직구에 강하기 때문에 제 직구는 통하기 힘듭니다." 에노키다는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 그의 주무기는 스크류 볼이다. 직구에 관해서는 "아직 프로타자와 대결하려면 부족하다"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에노키다는 결승전에 대비하기 위해 대만과의 준결승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그 경기에서 일본은 대만에 초반 리드를 빼앗겼고, 승기를 잡을 수 없었다. 현지에서는 "만약 에노키다가 준결승에 선발등판했다면 일본이 대만에 이겼지 않았을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에노키다가 준결승전에 던졌다고 해도 실업단야구의 단기전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결승전에서도 연투할 수 있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에노키다는 "준결승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감독님이 금메달을 잡기 위한 선수 기용을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에노키다는 중국과의 3,4위 결정전에 중간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일본은 동메달을 받았다. 프로선수로 구성된 한국과 대만의 전력을 생각하면 일본의 동메달은 적당하다. 이번 일본대표팀에서는 에노키다를 비롯, 5명이 프로로부터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그들이 아시안게임의 경험을 향후 어떻게 살릴지 지켜볼 일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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