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기자의 제철 미식기행=갈치>

    기사입력 2017-07-31 15:05:34

    ◇먹갈치조림
    이른바 국민생선을 꼽자면 갈치를 빼놓을 수 가없다. 갈치는 고등어 명태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 중 하나다. 올 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가장 즐기는 수산물' 중 1위는 고등어(14.4%), 2위는 갈치(13.2%)라고 한다. 갈치는 맛도 좋고 그만큼 흔했다. 하지만 요즘 갈치는 '금(金)갈치'로 불릴 만큼 귀하신 몸이 되었다. 우리 해역 수온변화에 따른 어획량 급감 탓이다.

    그런 금갈치가 올여름에는 풍어라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제주시 수협에서는 항포구의 냉동창고 저장 공간이 부족한 나머지 기존 보다 35% 가량 싼 가격에 갈치를 판매하는가 하면, 대형마트에서도 기획 특판에 나서는 등 이래저래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갈치는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살이 통통히 오르니 지금부터가 제철이다. 튼실하게 살이 오른 것을 토막 내 기름기 자글자글하게 굽거나 얼큰하게 조려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텃밭에서 갓딴 호박과 하지감자를 승숭 썰어 냄비에 깔고 얼큰하게 지져낸 갈치조림은 최고의 밥반찬에 다름없다.

    제주나 남해, 목포 등 산지 포구에서는 갈치를 싱싱한 횟감으로도 만날 수 있는데, 생갈치를 배추와 호박, 풋고추를 썰어 넣고 말금 얼큰하게 끓여낸 제주의 시원한 갈치국도 별미다. 자잘한 여름 갈치인 '풀치'를 말렸다가 매콤하게 조린 것이나 칼칼하게 담근 갈치속젓 또한 최고의 밥도둑이다.

    우리가 먹는 갈치는 대체로 은갈치와 먹갈치로 나뉜다. 은갈치는 주로 제주해역에서 잡히는데, 은빛비늘이 매끄럽다. 반면 먹갈치는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고 검은빛을 띤다. 대신 씨알이 굵고 살에 지방이 풍부해 부드럽고도 고소한 맛을 낸다. 먼 바다에서 그물로 잡는 통에 비늘이 벗겨져 더 거무튀튀한 모습이다. 때문에 미식가들은 육질이 단단한 제주 은갈치를 명품으로, 목포 먹갈치를 최고의 별미거리로 꼽는다. 육안이나 상품성으로 볼 때 사람들이 은갈치를 선호하기 마련이라 은갈치가 더 비싸다.

    목포의 맛집에서 맛보는 갈치조림은 특히 풍미가 있다. 맛난 먹갈치를 쓰는 것 말고도 나름의 조리법이 있다. 우선 큼직하게 토막 낸 무를 미리 삶는다. 이는 무를 익히기 위해 갈치를 너무 오래 졸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특유의 맛난 갈치육즙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특히 무 삶아낸 물을 육수처럼 섞어주면 비린내를 잡기에 그만이라고 한다.

    갈치의 자태는 온몸을 하얗게 빛나게 하는 은분(銀粉)이 한몫을 한다. 구아닌이라는 하얀 성분이 그것인데, 립스틱이나 인조진주에 광택을 내는 원료로도 쓰인다. 하지만 은분을 제대로 벗겨내지 않고 조리해 먹으면 자칫 탈이 나기도 한다.

    갈치는 우리 조상들도 즐겨 먹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생김이 긴 칼과 같다. 맛은 달고 물리면 독이 있다'고 적고 있다.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는 '갈치를 염건하여 서울로 보내는 데 맛이 좋고 값이 싸다'고 소개하고 있다.

    요즘엔 외국산 갈치도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고 있다. 멀리 아프리카 세네갈산에 인도네이아산도 흔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갈치를 가장 즐겨 먹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일본-중국인들도 갈치를 오래 전 부터 먹었다. 조선 후기에 청나라 어선들이 갈치를 찾아 충청-전라도 해안에 몰려들었고 경상도에는 일본 어선이 출몰했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갈치를 먹는다. 갈치살을 다 발라내어 이탈리아식 만두소에 쓴다.

    한편 8월 중순경부터 전남 목포에 가면 갈치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초가을부터 11월까지 본격 손맛을 볼 수 있는데, 목포와 맞붙어 있는 전남 영암 삼호읍 삼포리 현대삼호중공업 앞 해상에서 가을철 갈치낚시터를 운영한다. 갈치 낚싯배에 올라 밤낚시를 즐기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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