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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많은 것도 억울한데,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도 안 된다고?

정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8-07-12 13:08



"뱃살이 많아서 하이푸 치료가 안 된다고요?"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받고 내원한 주부 김모 씨(42). 그는 수술 없이도 근종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에 자궁근종 하이푸치료를 받을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의사로부터 '안타깝지만 하이푸 시술이 어려우니, 자궁근종 색전술 등 다른 방안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술이 어렵다는 것도 서러운데, 이유에 한 번 더 당황했다. 두둑한 뱃살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복벽 지방층의 두께는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가 가능한지 결정짓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만병의 근원 복부비만은 단순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까지 방해한다. 환자 당사자는 섭섭할 수 있지만, 이는 종종 진료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뚱뚱해서 치료가 어렵다'기보다 엄밀히 말하면 '복부지방'이 문제다. 허벅지가 굵은 하체비만이라도 배가 날씬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마른체형이지만 배가 불룩한 거미체형이라면 시술이 불가능할 수 있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하이푸는 기본적으로 초음파이고, 모든 초음파는 복벽 지방층이 두꺼울수록 음감쇄(acoustic attenuation) 현상이 심해져 에너지가 약해진다"며 "소리를 질렀을 때 거리가 멀어질수록 작게 들리는 것을 떠올리면 쉽다"고 했다.

이어 "결국 복벽의 지방층이 두껍다면 마른 환자에 비해 더욱 강한 출력을 이용해야 골반강 속 자궁근종까지 에너지가 전달된다"며 "이 영향은 생갭다 큰데, 복벽 지방층 두께가 1㎝인 사람보다 2㎝인 사람에서 얼추 1.5배의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에너지출력을 높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김 원장은 "모든 장비에는 최대 출력 한계가 있는데다 출력을 높일수록 피부화상, 인접 정상조직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무한정 출력을 높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내용은 대한산부인과학회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 진료지침에도 명시돼 있다. 학회는 복부비만인 경우 치료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렇다보니 자궁근종 환자들은 하이푸 치료에 앞서 복벽 지방층의 두께를 MRI로 측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MRI상 관찰되는 복벽 지방층 두께가 2.5㎝ 정도라면 하이푸 치료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 이상이라면 치료가 어려울 확률이 높아진다.

복벽지방층이 2.5~3㎝인 사람은 대개 체중이 80kg을 넘거나, 체질량지수(BMI)가 30이 넘는 고도비만인 경우가 대다수다. 체중은 많이 나가도 배는 날씬한 사람도 있어 영상검사를 통해 정확히 측정해 시술 여부를 결정한다. 하이푸 치료가 어렵다고 해도, 자궁근종 색전술 등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법이 마련돼 있다.

김영선 원장은 "뱃살 등 복부비만은 건강뿐 아니라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무병장수뿐 아니라 질병의 정확한 진단과 좋은 치료를 위해서도 꼭 없애야 할 공공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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