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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라인업으로 한화에 2연승. 희망과 가능성을 본 KIA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7-05 05:39


KIA 선수들이 4일 광주 한화전서 역전승을 거둔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치른 KIA 타이거즈의 선발 라인업은 마치 다른 팀을 보는 듯했다. 익숙했던 이름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최고의 타선이라고 자랑했던 라인업 대신 생소한 이름이 가득했다.

버나디나 안치홍 최형우 정성훈 등 4명만 주전 선수들이었고, 2번 최원준과 6번 류승현, 7번 박준태, 8번 신범수, 9번 최정민 등은 모두 백업 요원들이었다.

KIA는 이범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고, 이명기와 김민식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4일 경기를 앞두고는 허리 통증에 시달려온 김주찬과 계속 부진한 타격을 보이는 나지완마저 2군으로 내려갔다. 갈비뼈 실금으로 재활해왔던 김선빈이 이날 1군에 올라온게 위안거리였지만 선발로는 아직 나오기 힘든 상황.

2위를 달리는 한화를 상대로 이런 라인업으로 이길 수 있을까 했지만 KIA는 0-4로 뒤진 상태에서 6대4로 역전승을 거뒀다.

4회말 신범수의 2루타로 2점을 추격했고, 6회말엔 류승현의 2타점 3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백업들이 동점을 만들어주자 주전들이 힘을 냈다. 7회말 연속 안타와 폭투로 만들어진 무사 2,3루서 최형우가 1타점 안타를 쳤고, 정성훈의 병살타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아 6-4로 역전에 성공했다.

예전 같았으면 2점의 리드가 불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KIA 불펜이다. 선발 한승혁이 5이닝 4실점으로 내려간 뒤 KIA는 최근 선발로 부진했던 팻 딘을 6회에 투입하며 승리에 의지를 보였다. 팻 딘이 6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김윤동(1⅓이닝 무실점)과 임기준(⅔이닝 무실점)의 셋업맨으로 8회까지 막아냈고, 마무리 윤석민이 9회초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켜냈다.

KIA는 3일 한화전에서도 3안타를 친 류승현과 최원준, 2안타를 친 박준태 등 백업요원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9대2의 승리를 거두며 한화전 5연패에서 벗어난 바있다. 주전이 대거 빠졌음에도 한화에 2연승을 거둔 것.

비주전 선수들이 활약해주면서 KIA 덕아웃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고 있다. 시즌 초만해도 주전들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커서 주전들의 몸관리가 올시즌의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KIA다. 우려한 대로 주전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2군에 다녀오고, 1군에 있어도 벤치에 쉬는 일이 지난해보다 많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타격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김기태 감독은 그동안 주전들을 관리해주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그런 기다림에도 주전들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시즌의절반을 넘겼는데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제자리 걸음을 했다. 김 감독은 과감히 결단을 내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몸이 아픈 주전들을 과감히 2군으로 내려보내고 그동안 백업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했다. 주전들을 2군으로 내려보내 비주전 선수들이 교체에 대한 걱정없이 마음편히 활약하도록 했고 이것이 한화에 2연승을 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KIA의 상황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의 팀 구성으로 좋은 성적을 내게 된다면 당연히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주전과 비주전의 경쟁 구도가 팀 성적 향상의 시너지 효과로 발현될 수 있다.

한화전 2연승에서 KIA는 분명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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