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치른 KIA 타이거즈의 선발 라인업은 마치 다른 팀을 보는 듯했다. 익숙했던 이름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최고의 타선이라고 자랑했던 라인업 대신 생소한 이름이 가득했다.
2위를 달리는 한화를 상대로 이런 라인업으로 이길 수 있을까 했지만 KIA는 0-4로 뒤진 상태에서 6대4로 역전승을 거뒀다.
4회말 신범수의 2루타로 2점을 추격했고, 6회말엔 류승현의 2타점 3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백업들이 동점을 만들어주자 주전들이 힘을 냈다. 7회말 연속 안타와 폭투로 만들어진 무사 2,3루서 최형우가 1타점 안타를 쳤고, 정성훈의 병살타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아 6-4로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3일 한화전에서도 3안타를 친 류승현과 최원준, 2안타를 친 박준태 등 백업요원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9대2의 승리를 거두며 한화전 5연패에서 벗어난 바있다. 주전이 대거 빠졌음에도 한화에 2연승을 거둔 것.
비주전 선수들이 활약해주면서 KIA 덕아웃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고 있다. 시즌 초만해도 주전들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커서 주전들의 몸관리가 올시즌의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KIA다. 우려한 대로 주전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2군에 다녀오고, 1군에 있어도 벤치에 쉬는 일이 지난해보다 많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타격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김기태 감독은 그동안 주전들을 관리해주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그런 기다림에도 주전들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시즌의절반을 넘겼는데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제자리 걸음을 했다. 김 감독은 과감히 결단을 내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몸이 아픈 주전들을 과감히 2군으로 내려보내고 그동안 백업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했다. 주전들을 2군으로 내려보내 비주전 선수들이 교체에 대한 걱정없이 마음편히 활약하도록 했고 이것이 한화에 2연승을 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KIA의 상황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의 팀 구성으로 좋은 성적을 내게 된다면 당연히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주전과 비주전의 경쟁 구도가 팀 성적 향상의 시너지 효과로 발현될 수 있다.
한화전 2연승에서 KIA는 분명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