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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BTS와 블랙핑크의 사뭇 다른 美 빌보드 점령기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8-07-04 10:32 | 최종수정 2018-07-04 11:00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OOO, 빌보드 차트 00위'. 이름 좀 알린 아이돌 그룹이라면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기사 타이틀이다. 그간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빌보드의 '월드 앨범 차트' 순위로 소위 말하는 '언론플레이'를 해왔기 때문. 하지만 앞서 방탄소년단과 최근 블랙핑크의 기록은 '진짜'라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를 낮춰보거나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웬만한 규모의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면 미국을 제외한 비 영어권이 범위인 이 차트에서 순위권에 들기는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이름을 올린 '빌보드 200'과 '빌보드 HOT 100'은 미국을 포함, 전 세계를 범위로 하는 메인 차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쟁쟁한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갖췄다는 방증이겠다.

특히'HOT 100' 차트는 모든 음악 장르를 망라해 음원 판매와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순위가 매겨지는 차트. 단순 팬덤을 넘어 미국 내 대중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인데, 심지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된 곡들로 거두고 있는 성과라는 점은 놀라움을 더한다.

이 차트에서 세운 기록들이다.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로 '빌보드 200'에서 정상에 올랐고,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HOT 100' 차트에서 10위를 기록했다.

블랙핑크는 미니앨범 '스퀘어 업(SQUARE UP)'로 '빌보드 200'에서 40위로 진입했고, 타이틀곡 '뚜두뚜두'로 'HOT 100' 차트에서 55위에 랭크 됐다.




흥미로운 점은 두 팀의 다른 '전략'이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팬들과 서로를 만난 창구는 SNS다. 콘텐츠가 공유되고 확산되는 통로가 돼 주었다. 과거 연예인들이 '신비주의' 전략을 펼쳤던 것과는 반대로 SNS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고 함께 호흡하면서 친밀도를 높여갔다는 점이 탁월 했다. SNS 활용에 익숙한 또래들의 공감을 사고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이 같은 효과가 극대화 됐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끊임없이 또래들이 바라보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감을 사왔다. 그들이 외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대변하면서 응원과 호응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팬덤은 단단하게 응집됐으며 커져 나갔다. 10대 소년 같은 모습에서 어느 덧 '청춘'을 노래할 수 있는 청년들로 성장했고, 또 한 번 성장하며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당위성을 가졌다. 이 과정을 함께 지켜봐 온 팬들은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결속됐다.

앨범에 또래들을 대변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함께 성장하며 서사를 만들었기에 팬들의 애정과 지지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의 사용하는 주된 미디어가 SNS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이다.

블랙핑크의 전략은 사뭇 다르다.

YG엔터테인먼트가 최근의 업계 동향과는 반대되는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빅뱅을 키우던 과거부터 이어오던 방식으로 소통과 프로모션보다는 콘텐츠 자체에 전력을 쏟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콘텐츠의 상대적 가치를 높이는 스타일이다. 응축시켰다가 한방에 터뜨리는 방식이다.

감수해야 하는 점들도 명확하다. 컴백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팬들과의 스킨십이 타 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 터라 팬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양현석의 보석함'이라는 농담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좀더 완성도가 높고 완벽에 가까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티스트들에게는 긍정적이다. 수익 창출보다는 '아티스트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서포트하겠다'는 경영 철학에 걸맞은 행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진짜는 통한다'라는 신념인데, 고무적인 것은 요즘 시대에도 찰떡 같이 들어맞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한 것은 두 팀의 성과가 여러 모로 K팝 시장에 다양한 자극을 주며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는 것이겠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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