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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루수 정 훈(26)은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을 잊을 수 없다. 그는 2010년 신고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 현대 신고선수로 프로 무대에 들어왔다가 이렇다할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방출됐다. 초등학교 코치를 하다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다시 롯데의 문을 두드렸다. 로이스터 감독은 2010년 4월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보다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정 훈에 반해 바로 1군 콜업했다. 그렇게 1군 무대를 신고했지만 지난 3년 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로 대타로 나섰고, 지난해 가장 많은 78경기에 출전했다.
정 훈의 이 솔직한 고백은 다수의 비주전들에게 기회가 돌아갔을 때 겪는 어려움이다. 그걸 딛고 일어서야 한 단계 성장한다. 계속 같은 문제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경우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선 더이상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정 훈은 이번 시즌 다시 기회를 잡았다. 조성환과 문규현이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린 결과다. 그는 마음 자세가 달라졌다고 했다. 부담 대신 후회없는 플레이를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했다.
그는 "수비 하러 나갈 때 집중력을 두세 배 더 쏟고 있다. 전체 비중을 10으로 볼때 수비에 9, 타격에 1을 둘 정도다. 방망이는 못 치면 나만 죽는다. 하지만 수비 실수 하나 하면 팀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가 올해 정 훈이라는 쓸말한 내야수를 얻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합격점을 받았다. 문규현이 돌아왔다. 조성환까지 복귀하면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살아남는 자가 주전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