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김혜수 "난 발전 속도 느린 배우"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7-18 20:09


영화 '도둑들'에서 손에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 딴다는 전설의 금고털이 '펩시'역을 맡은 김혜수가 17일 포즈를 취했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팀이 된 한국과 중국의 프로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액션 드라마로 오는 25일 개봉 예정.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17/

'타짜'의 '정마담'이 '도둑들'의 '팹시'로 돌아왔다. 배우 김혜수는 "정마담이 세속적인 욕망의 화신이라면 팹시는 누구나 갖고 싶어하고 지키고 싶어하는 본연의 욕망을 그린 인물"이라고 했다. 캐릭터는 달라졌지만, 김혜수는 역시 김혜수다. 영화 속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도둑들'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혜수를 만났다.


영화 '도둑들'에서 손에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 딴다는 전설의 금고털이 '펩시'역을 맡은 김혜수가 17일 포즈를 취했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팀이 된 한국과 중국의 프로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액션 드라마로 오는 25일 개봉 예정.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17/
"'톱스타 군단'과의 작업, 나도 처음"

'도둑들'엔 김혜수를 비롯해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이런 톱스타들이 한 작품에서 만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김혜수 역시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여운이 오래갈 것 같은 작업"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유의 매력과 재능을 지닌 다른 배우들이 같은 목적으로 모였는데 제 입장에선 그들의 캐릭터와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어요. 김해숙 선배님부터 막내 (김)수현이까지 배우로서도 출중하고 인간으로서도 너무 훌륭한 분들이에요."

톱스타들이 모였지만 서로 돋보이려 하거나 삐걱대는 일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와 각자의 역할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어요. 자기가 해야 할 것과 손을 놔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아는 거죠. 진심의 교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각자 배우들의 치열함과 고독함은 있었겠지만 보이지 않게 서로 등을 밀어주고 그랬죠. 다신 만나기 힘든 현장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김윤석과는 '타짜'에 이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대단한 배우인 것 같아요. 작품을 관통하는 통찰력이 배우 이상이에요. 연출자의 관점도 있고 제작자의 관점도 있죠. 흔치 않은 배우예요."


영화 '도둑들'에서 손에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 딴다는 전설의 금고털이 '펩시'역을 맡은 김혜수가 17일 포즈를 취했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팀이 된 한국과 중국의 프로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액션 드라마로 오는 25일 개봉 예정.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17/
"(전)지현이는 예전부터 좋아했다"


개봉 전부터 김혜수와 전지현의 라이벌 구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미녀 스타가 한 작품에 출연하니 당연한 일일 터. 김혜수는 "일부러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감독님도 그런 것들(라이벌 구도가 화제가 될 것)을 알고 있었겠죠"라며 웃었다.

"지현이는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고유의 재능이나 매력에서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된 지점이 있었고 그것이 잘 발현되길 기다리는 사람 중 하나였죠.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 속 '예니콜' 역을 잘 수행한 것이 기쁘고 대견하고 박수를 보내주고 싶어요. 그리고 본인도 그런 기쁨을 충분히 만끽했으면 좋겠어요."

김혜수는 선배 배우답게 전지현에 대한 덕담을 덧붙였다.

"흔하게 나올 수 없는 배우고, 그녀가 유지되고 그녀가 뻗어나가는 게 모든 사람에게 기쁨일 거라 생각해요. 이번에 너무 적절한 작품을 만났는데 그녀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했을 거예요. 전지현은 준비돼 있었던 배우고 최동훈 감독은 그걸 꿰뚫어보는 눈이 있는 거죠."

김혜수가 전지현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데엔 그녀의 '변치 않는 미모'도 한 몫을 했다. 그녀는 "변하죠. 근데 눈에 띄게는 안 변한다는 거죠. 아무래도 일할 땐 조금 더 예민한 상태를 유지해요. 하지만 그 외엔 적당한 제 나이 또래의 자연인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영화 '도둑들'에서 손에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 딴다는 전설의 금고털이 '펩시'역을 맡은 김혜수가 17일 포즈를 취했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팀이 된 한국과 중국의 프로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액션 드라마로 오는 25일 개봉 예정.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17/
"난 발전 속도 느린 배우"

김혜수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또렷하게 구축한 배우 중 한 사람이다. 그런 김혜수를 지지하는 팬들이 많은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 하지만 김혜수는 "제 팬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웃었다.

"배우는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비정규직이잖아요. 화려하지만 불안한 직업이죠. 그런데 전 제가 가진 것에 비해 너무 오래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천천히 성장해가고 발전하는 속도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절 지켜봐주시는 것에 대해 고개 숙여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겸손한 발언"이라고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그건 진짜"라고 했다. 하지만 '도둑들'에 대한 자신감 만큼은 확고했다.

"'도둑들'은 관객 분들 입장에서도 만족도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관객들마다 이 영화를 통해 얻어가는 만족도는 다 다르겠지만, 모든 것들이 치밀하게 담긴 영화이니 분명히 만족도도 높을 것 같아요. 최동훈 감독님의 '범죄의 재구성'은 드라마적인 반전과 탄탄한 플롯이 좋았고 '타짜'는 거기에 영화적인 세련미가 더해졌죠. 그리고 '전우치'는 관객들 입장에서 전혀 다른 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영화였고요. '도둑들'은 감독님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이고, 시나리오에서 풍성하고 깊어진 느낌이 들어요."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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