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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룰에 없는 야구다,"
당시 김원형 감독은 10분 넘게 항의를 했고, 결국 퇴장됐다. 경기는 LG의 승리로 끝났다. 다음날 정용진 SSG 구단주가 직접 KBO를 항의 방문하는 일까지 생겼다.
지난 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이번에는 LG가 '예측 판정'의 피해자가 됐다.
5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양석환이 땅볼을 쳤다. 2루수 신민재가 공을 더듬은 뒤 1루에 송구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 그러나 두산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이 나왔고, 세이프가 됐다. 3루주자는 세이프. 문제는 2루였다. 2루 주자였던 조수행은 심판의 아웃 판정 이후에도 계속해서 뛰어서 홈을 밟았다. 심판은 두 주자의 득점을 모두 인정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역시 격렬하게 항의했고, 퇴장이 됐다.
염 감독은 "심판이 아웃 판정을 냈는데 누가 후속 플레이를 하겠나"라며 "예측 판정은 인정할 수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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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명확하게 룰을 정해야 하는데, 예측 판정은 하면 안 된다. 그 순간에 득과 실은 있을 수 있다. 정확한 기준으로 해야한다"라며 "야구는 예측을 하면 수십가지가 가능하다. 변수라는 게 항상 많은 스포츠다. 그래서 정확한 룰이 있는 거다. (예측 판정은) 룰에 없는 걸 적용한 거다"고 이야기했다.
비디오 판독 정정의 이뤄졌을 경우의 대한 규정에는 있다. KBO 규정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 결과 최초의 판정이 번복된다면, 심판팀장은 처음부터 옳은 판정이 이루어졌을 경우를 가정하고 양 구단이 위치해야 할 상황을 만들도록 정정해야 한다'라며 '심판팀장은 판정이 옳게 내려졌을 경우를 가정하고 구단의 득점을 인정하거나 무효화할 수 있다'고 돼있다.
예측 판정 순간 중심에 섰던 두 감독은 '가정하고'의 상황에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염 감독은 선상 타구 혹은 3아웃 이후 상황 등에 대해 추가 진루권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에는 3아웃 선언이 내려진 뒤에도 혹시 모를 추가 진루 상황을 대비해 '4아웃'을 올려야하냐는 농담 섞인 말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어쨌든 아웃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모든 게 끝이다. 이 상황이 3~4회에 나와서 그 정도지 8~9회에 나와서 경기가 역전되거나 경기 양상이 바뀌면 엄청 크다"고 지적했다.
LG는 3일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공교롭게도 예측 판정에는 LG가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진루 하나, 아웃 카운트 하나에 모든 촉각이 곤두세워지는 시기. 그 때 심판진은 어떤 결론을 내놓을까.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