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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전 야구선수 출신 해설자 박용택(42)이 '야구를 그만두니 더 재밌다'고 했다.
박용택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티캐스트 사옥에서 E채널 '노는브로(bro)' 인터뷰를 진행하며 스포츠조선과 만났다.
"최고령 야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은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었지만, 2020년 은퇴시즌을 보내며 야구인생을 하나씩 정리했다. 방송에서도 고백했듯 2018년 6월 자신을 찾아왔던 공황장애가 원인이 됐다. 박용택은 "2018년이 끝나고 FA 계약을 해야 하는데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약간 공황증상이 있지만, 괜찮을 때는 괜찮은 시기라 '몇 년을 참아낼 수 있을까' 고민했고, 제가 결론을 내린 시간이 2년이었다. 그 2년은 아쉬움이 없이 할 만큼 다 했다"고 말했다.
방송을 통해서도 공황장애를 고백하고, "야구가 재미 없었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박용택은 야구를 그만둔 이후 오히려 재미를 찾았다고. 그는 "솔직한 마음은 지금은 '아니면 말고!'다. 방송이 본업이 아니다 보니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다. 또 하나는 저는 원래 되게 밝은 사람인데, 야구선수를 할 때에는 모든 것들을 안 하고 살았다. 항상 말을 줄여야 했고, 하고싶은 얘기를 못하고 야구장에서 어떤 표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어릴 때만 해도 표현을 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건방진 선수였고, 팬들도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항상 두 얼굴로 살았다. 항상 스트레스를 풀때는 확 풀고, 야구장에 나가면 뭔가 지켜야 했고, 감춰야 했고, 또 무조건 잘해야 했다. 지금은 모든 걸 내려놓는 느낌이라 너무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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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통해 오히려 야구에 대한 재미를 얻었다는 박용택이다. 박용택은 "저는 누군가랑 야구를 토론하고 심도 깊게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훈수 두고 잔소리 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해설을 하니 이게 딱이더라.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때까지 했던 것들을 풀기도 좋았고, 양팀의 입장에서 보니 '은퇴하니 야구가 오히려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야구는 역시 재밌긴 한 거다"라며 웃었다. 이어 "팬들의 마음도 이해가 됐다. 하나 하나에 즐거워하고 슬퍼하고하는 것들이 납득이 됐다. 다만, 해설을 하는 것이 피곤한 것은 제 말 한 마디가 잘못 전달되면 그런 걸로 이미지가 심어질 수 있는 거다. 머리에서 한 번 걸러서 해야 한다. 처음엔 루틴이 없으니 하루에 열 시간을 준비했다면, 이제는 세 시간씩 이틀 정도면 한 경기의 준비가 된다. 틀이 잡히고 길이 잡히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지도자의 길로 가지 않은 아쉬움 역시 없다고. 박용택은 "'절대'란 얘기도 못하고 단언할 수 없지만, 제 머리에는 '감독, 코치'는 없다. 제 2의 인생, 후반전엔 다시 유니폼을 입는 상상은 안 해봤다"고 단호히 말하면서도 "하지만 단장이나 사장은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고 반전 멘트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박용택은 "저를 잘 아는 지인들은 현장보단 행정쪽을 더 잘할 거라고 하더라"며 밝게 웃었다.
'노는브로'는 운동 밖에 몰랐던 남자 스포츠 선수들의 첫 번째 하프타임을 그리는 예능프로그램. 박용택을 포함해 농구선수 출신 전태풍, 배구선수 출신 김요한, 유도선수 출신 조준호,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 복싱선수 김형규가 멤버로 활약 중이다.
'노는브로'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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